'한국인의 밥상' 밥상은 기억, 옛 포구의 봄날
'한국인의 밥상' 밥상은 기억, 옛 포구의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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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옛 영화를 잃어버린 포구에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우리네 밥상을 소개한다.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옛 영화를 잃어버린 포구에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우리네 밥상을 소개한다.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옛 영화를 잃어버린 포구에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우리네 밥상을 소개한다.

4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밥상에 올라온 음식을 맛보며 잊혀져가는 옛 시절을 기억하고 추억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밥상은 잊힌 많은 것을 기억한다. 그래서 토속음식은 그 지역의 이력서인지도 모른다. 조상의 지혜로 만든 또 하나의 길이 바로 물길. 강과 바다를 연결해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물길은 내륙보다 수월히 산물을 이동시킬 수 있었다. 물길과 사람을 연결하는 포구에서 물자가 왕성히 오고갔던 시절이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지금, 포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포구 마을 사람들은 당시 음식을 먹으며 그 때를 떠올린다. 음식은 한 지역의 역사를 오래토록 품고 있기 때문이다.

# 드넓은 벌판과 삭힌 음식이 있는 구만포구

'한국인의 밥상' 구만포구. KBS 1TV
'한국인의 밥상' 구만포구. KBS 1TV

바다나 호수가 육지 안으로 휘어 들어간 부분을 '내포'라고 부른다. 배가 주요한 운송수단이었을 시절, 내포 지역은 육로교통의 중심지였다. 물이 육지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농사짓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내포 지역 중 하나인 충청남도 예산의 고덕면 구만리에 위치한 구만포구는 끝없이 펼쳐진 예당평야의 배꼽이었다. 아산만에서 흘러들어온 천혜의 수산물과 농산물 그리고 사람들이 가득했던 구만포구는 1979년 삽교천 방조제 건설로 포구 기능을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포구는 사라졌지만 지역만의 고유한 음식은 남아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삭힌 음식이다. 김장하고 남은 배추를 새우젓에 절여 푹 삭힌다. 이때 금이 간 항아리에 배추를 넣어 물이 빠지도록 한다.

콤콤한 향이 배여든 삭힌 우거지는 구만포구 사람들의 추억을 소환시키는 특별한 음식이다. 짭짤하게 담근 동치미를 삭혀 찌개로 만들어 먹는 것 역시 이 지역만의 특식! 뿐만 아니라 포구 근처에 도축장이 있어 흔했던 부속고기로 만든 돼지곱창찌개까지. 꾸덕꾸덕 봄볕에 말린 밴댕이를 함께 구워 먹으며 옛 이야기를 꽃피우는 구만포구 사람들의 밥상을 만나러 가보자.

# 국제 무역선은 사라져도 포구 음식은 그대로인 강경포구

'한국인의 밥상' 강경포구. KBS 1TV
'한국인의 밥상' 강경포구. KBS 1TV

서해바다와 연결된 금강을 따라 육지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논산시 강경읍을 만나게 된다. 강경읍에 강경포구라 불리는 포구가 하나 있다. 강경포구는 중국의 무역선이 왕래했었던, 국제 무역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었다.

조선 후기에는 호남지방에서 규모가 큰 시장으로, 각종 물건들이 활발하게 거래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또한 내륙 깊숙이 위치해있기도 하면서 금강 하구와 가까워 해상과 육상교통의 요충지였다. 그러나 호남선 철도 개통과 1983년 금강하굿둑 건설로 강경포구는 기능을 잃게 되었다.

강경포구의 옛날을 추억하며 함께 자란 누나, 동생들이 그 때 그 시절에 먹었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김희정 씨는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차 우린 물을 각종 요리에 넣는다. 찻물로 요리를 하면 생선 비린내를 잡아주고 소화도 돕는다. 그 물로 참게메기매운탕을 끓이기도 하고 조기젓의 짠맛을 빼는데도 활용을 한다.

조기를 찻물에 담갔다 빼 그대로 찌기만 하면 밥 몇 공기는 너끈히 비우는 조기젓 찜 완성. 또 포구에 참게가 발에 차일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참게를 간장에 담가 참게장을 만들어 먹는데, 지금까지도 토박이들의 밥도둑 음식이다.

# 오랜 수령의 나무들이 간직하고 있는 성당포구의 옛 영화

'한국인의 밥상' 성당포구. KBS 1TV
'한국인의 밥상' 성당포구. KBS 1TV

금강 물줄기를 따라 위치해 있는 전라북도 익산시 성당면으로 향했다. 이곳 마을은 강과 서해를 거쳐 한양으로 세금(쌀)을 운반하기 위한 성당창(聖堂倉)이 있던 곳으로, 각지에서 모여든 산물들이 거래되는 장소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면서 하나의 시장이 만들어졌다. 더불어 쌀을 운반하는 배가 12척이나 있었던 큰 조창(쌀 보관 창고)이기도 했다. 1983년 금강하굿둑이 세워지고 육로 교통이 발달하면서, 성당포구는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오랜 수령의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그리고 포구가 있던 자리만이 옛 영화를 말해주고 있다.

남아있는 것이 이것들만이 아니다. 추억을 부르는 식재료도 남아 있다. 예전처럼 배 한 가득 실을 정도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웅어를 이용해 요리를 한다. 바로 잡은 웅어를 한입 크기로 썰어 상추, 묵은지, 김 위에 올려서 성당면표 사(4)합을 먹는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생선 비린내를 잡기 위해 콩자반을 쌈 위에 얹는다. 또, 옛 추억을 떠올려 만든 음식이 있는데 바로 홍어전. 귀한 손님이 오실 때 주막에서 냈던 요리다. 홍어 역시 사람들이 끌고 다닐 정도로 흔한 식재료였다. 여기에 마을에서 자라는 죽순으로 만든 건새우죽순탕에서 죽순돼지볶음까지. 성당포구의 밥상을 통해 포구의 화려했던 봄날을 들여다보자.

'한국인의 밥상'은 오늘(4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된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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