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천경계에 강원 축산단지, 시급한 악취·오폐수 대책
[사설] 포천경계에 강원 축산단지, 시급한 악취·오폐수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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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관인면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은 한탄강을 수계로 맞닿아 있다. 최근 양 지자체와 주민들이 환경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관인면과 불과 200여m 거리인 철원군 지역에 대규모 축산단지가 조성돼 악취와 오폐수로 관인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철원 동송읍 오지리ㆍ양지리에는 2016년 이후 우사, 계사, 돈사 등 각종 축사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 대규모 축산단지가 조성됐다. 철원군은 이 지역에 지난해 4월까지 86건의 인ㆍ허가를 내줬다. 포천 관인면과 경계에 100여개 축사가 모이다 보니 관인 주민들은 악취에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다.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철원군과 축산농가는 악취 피해방지와 가축분뇨처리시설에 소극적이다.
한탄강이 흐르는 관인면은 청정지역이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인기가 높았다. 겨울철이면 천연기념물인 두루미도 날아들었다. 산수유길이 조성된 탄동천변은 주민들의 휴식처였다. 하지만 인근에 축산단지가 조성되면서 모든 걸 빼앗아가 버렸다.
악취가 진동하는 관인면의 농산물은 인기가 없어졌고, 농사짓던 사람들도 떠나고 있다. 2017년 3천128명이었던 관인면 인구는 2018년 8월 3천명 선이 무너졌고, 지난 3월 말 기준 2천886명으로 줄었다. 철원지역 축사 운영이 본격화 되면서 인구가 급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단서식지 오염으로 두루미도 더 이상 이곳을 찾지 않는다. 탄동천변 산수유길과 휴식공간, 체육시설도 악취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관인면 주민들이 특히 걱정하는 건 식수오염이다. 축산단지로부터 관인면 냉정리 한탄강 취수장까지는 직선거리 2.3㎞, 하천길이 6.4㎞에 불과하고 상수원보호구역과도 하천길이 5㎞로 인접해 있다. 이곳 취수장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관인면 8개리 주민과 군인들은 상류지역 축산단지로 인한 식수 오염 가능성에 좌불안석이다. 실제 인근 탄동천과 연정천은 악취가 나고 가축분뇨 퇴적물이 쌓여 오염이 심각하다. 이 오염된 물이 한탄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철원군이 포천시 및 지역주민과 사전 협의 없이 포천 식수원 상류이자 이웃 지자체 경계 지역에 축사시설을 무더기로 허가한 것은 지역 이기주의 행정의 표본이다. 이웃 지자체와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행정이다. 관인 주민들의 대책 촉구에 철원군은 “축산농가에 악취제거 약품을 제공하고, 초소를 설치해 단속요원을 상주시켜 악취를 단속하고 계도할 방침”이라는데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경기지사가 현장을 방문해 지천 정화를 약속했지만 이 또한 아직 소식이 없다.
철원군의 지역 이기가 청정지역 관인면을 악취와 오염이 심각한 피폐한 지역으로 만들었다. 강원도와 철원군은 악취와 오염을 막아 청정환경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속을 강화한다는데 단속이 능사가 아니다. 더 이상 악취와 오염이 없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분뇨 무단 방류 등의 축사에 대해 폐쇄 조치 등 강력 처분도 불사해야 한다. 포천시와 경기도는 철원군ㆍ강원도와의 협력을 통해 축산분뇨처리시설 설치, 지천 정화 등에 적극 나서 주민 고통을 줄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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