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마카오 스탠리 호, 그리고 기본소득
[데스크 칼럼] 마카오 스탠리 호, 그리고 기본소득
  •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dskim@kyeonggi.com
  • 입력   2019. 05. 02   오후 9 : 0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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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하면 마카오가 떠오른다, 중국 대륙 남동지역에서 남중국해로 흐르는 대하주강 하구에 위치해 있다. 1557년(명나라 말기) 아편전쟁에 패한 후 무려 460여 년 동안 포르투갈 지배령에 있었다. 이후 1999년 중국에 반환되면서 중국영역에 속해 있다. 하지만, 중국의 1국가 2체제 관리체계에 따라 특별행정자치구로 독립돼 있다.

마카오는 카지노 수입이 전 국가 수입의 70~80%대에 달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 2007년 이미 3만 불을 넘어섰다. 우리는 지난해 겨우 3만 불 문턱을 지났다.

마카오 하면 스탠리 호(Stanley Ho)를 빼뜨릴 수 없다. 외관이 독특한 매력적 5성급 호텔 ‘그랜드 리스보아’의 주인이다. 리스보아는 마카오의 첫 카지노 호텔로도 유명하다. 호텔 로비에는 영화 ‘도둑들’에서 소재가 된 보석(태양의 눈물다이아몬드)이 전시돼 있다. 마카오 정부는 국가에 대한 스탠리 호의 업적을 감안, 몇몇 진귀한 보석을 소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일부다처제를 공인하는 배려까지 베풀고 있다. 스탠리 호는 현재 마카오에서 20여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 세수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하니 ‘마카오는 곧 스탠리 호’란 등식이 성립될 정도다. 100세를 바라보는 그는 현지에서는 호 할아버지로 불리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스탠리 호를 언급한 데는 그가 부호 때문이 아니다. 자신의 재산을 국가와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 윤리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마카오 국민을 대상으로 연간 두 번씩 회당 30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행여 수령치 못할 경우를 감안, 은행에서 교환할 수 있는 별도의 증서를 우편 발송하고 있다. 이는 마카오 여행 중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인용한 것이지만 사실임을 전제할 때 보통인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또 마카오 청년들은 직업이 없어 생활고를 겪는 일은 찾기 어렵다는 소리다. 마카오 자국민들에게만 허용되는 카지노 딜러로 취업할 경우 줄잡아 1억 이상의 연봉을 챙길 수 있다. 우리의 현실과 비교할 때 손쉬운 돈벌이다. 이런 연유로 그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다.

마카오는 글로벌화된 재화가 몰리면서 배불리 살 수 있다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우리처럼, 밤낮없이 벌어 그마저도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힘든 돈벌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이면의 말에 순간 당황했다. 돈 많은 곳인 만큼 좋은 대학도 많을듯한데 그렇지가 않단다. 심지어 대학 측이 돈까지 주면서 입학을 애원해도 응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돈 받는 국민, 살고 싶은 행복한 나라’ 등식이 일순간 깨지는 순간이었다. 미래에 대한 담보가 없었다.

지금, 경기도는 ‘기본소득’이 화두다. 최근 수원컨벤션센터에서는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가 개최됐다. 처음 열린 기본소득 공론화의 장이란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기본소득(basic income)이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되는 소득을 말한다. 명분은 일자리 문제와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해소의 대안이다.

이른바 이재명표 청년수당(94년생에 한해 연간 100만 원) 지급을 시작으로 공론화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기본소득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면서 동반성장까지 유도하고 있다. 기본소득, 양극화 시대 조건 없이 일정 재화를 나눠주는 유혹적 제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논란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막대한 혈세투입을 둘러싼 납세자의 불만이 적지 않다. 가진자가 조건 없이 주는 스탠리 호형 복지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때문에 사회적 공론화가 요구되고 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우리 사는 세상은 무한경쟁과 다양한 계층이 존재하는 복잡한 사회다. 슬기롭게 넘어야 할 민주 자본사회의 산이다.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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