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젠트리피케이션의 오해
[경제프리즘] 젠트리피케이션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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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은 많은 사람이 갑자기 몰린 일부 지역의 지가와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임차 주민이나 상인이 해당 지역을 떠나는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이 도시계획 범주로 넘어오면 다소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도시계획 범주에서는 낡은 지역에 자본이 모여 환경이 개선되고 상업이 활발해짐을 의미한다.

해외의 대표적인 젠트리피케이션들 중 상당수는 문화적 현상을 기반으로 한다. 저소득의 예술가들이 값싼 대형공간에 몰려면 이 분위기가 지가를 올려 예술가들은 더 값싼 곳으로 이주한다. 하지만 홍대입구와 연희동 등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예술가 쏠림보다 자본의 쏠림이 두드러진다. 이 자본은 상당수 국내의 저금리와 대출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한 개미투자자다. 이 개미투자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퇴 자영업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알고 보면 어렵게 마련한 목돈을 가지고 건물에 투자했느냐, 아니면 자영업에 투자했느냐의 차이이다.

건물에 투자한 사람들은 주택용도를 고쳐서 상가로 만들어 수익성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어렵게 건물을 고친 이들은 리스크를 줄이고자 임대료를 올렸고, 자영업자 상당수는 타격을 입었다. 언론은 상대적으로 약자이고 다수이며 만나기 쉬운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대대적으로 언급하며 선과 악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임대료를 올리는 것은 결코 정당화되기 힘들며 어렵게 형성된 지역 상권을 망가뜨린다. 그럼에도 건물 투자자를 이해하자면 이들 중 상당수는 금리나 상권 변동이 생길 경우 큰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것을 감수한 이들이다. 더 높은 임대료를 원하는 것이 지나쳐서 자신을 헤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게 비난의 큰 부분이며 선도적인 노력의 정당성까지 잃어버렸다.

하지만 사회의 초기발전 시기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람들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도시와 상권의 형성은 리스크를 감수한 사람들의 역할이 크고 이들은 그만큼의 과실을 얻는다. 이후 사회는 다수의 소시민에 의해 안정되는데 이 과정까지 리스크를 감수한 사람들은 노력보다 더 많은 것을 얻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보는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의 임차 갈등 중 상당수는 사회 전체적인 큰 그림으로 보면 소시민 대 소시민의 갈등인 경우가 많지만 이들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기에는 모두 약자들이다. 이들을 지금처럼 자극적인 대결구도로만 보는 시각은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 오히려 낙후된 공간을 개보수해서 제공하고 그곳을 근사하게 채워나가며 지역을 명소로 만드는 멋진 협력 사례들을 찾아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본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뭔가 내몰기만 하는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다. 우리 이웃의 어둡고 열악한 곳을 멋지게 개선해서 채워나가는 건물주, 임차인의 상호협조가 발생하고 자랑스러운 지역 명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런 건설적인 프론티어들을 찾아내고 응원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거나 욕망조절의 실패로 좌절하는 도전자들, 소시민들이 너무도 많다.

건강한 사회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도전자와 다양하고 멋진 생산자, 그리고 그런 곳을 밝히는 소비자 모두 필요하다.

심세보 디플레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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