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천 출신 경기도립극단 단원 한 범 희

“모세혈관 문화운동 전파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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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5천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방송국에 발을 들여놓게 됐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어요.”

현재 경기도립극단 활동과 드라마 ‘대조영’에 출연하고 있는 한범희(38)는 KBS공채 15기. 지금도 그렇지만 지난 1994년 당시 탤런트 시험에 합격한다는 것은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였다고 기억한다.

들어가기만 하면 다 된다고 믿었는데… 탤런트 공채 15기를 위한 쇼프로가 있었을만큼 환대는 굉장했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뀐 것만 같았다. 신문, 방송에서 한범희 이름이 오르내리고, 매스컴에서 한범희를 본 지인들의 전화가 쇄도했었다. 게다가 당시에도 스타였던 이상아와 KBS드라마 ‘무당’의 주연을 맡았다. 그때만해도 가수 임창정이 신인 시절로 같은 드라마 조연 출연을 했을 당시다.

그렇게 세상을 다 얻은 기분으로 3개월 후, 연극을 통해 쌓은 내공으로 이제 편해지나 싶었는데, 연극보다 방송이 더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운이 나빴는지, 드라마 ‘무당’의 상대 방송사에서 차인표의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내놓았다. 그리고 차인표가 엄청난 호응을 받으면서, 반면 꿈 많은 신인배우 한범희의 방송생활은 큰 타격을 받는다.

그것도 그랬지만 당시 매니지먼트 시트템이 처음 생기던 시기라, 영악한 매니저들에게 두번이나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신인배우를 끌어들여 이름도 팔고 돈도 빼돌리는 사기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긴 기간의 방황 끝에 지난 2000년 경기도립극단에 둥지를 틀고, 다시 방송도 시작했다. ‘명성황후’, ‘EBS 지금도 마로니에는’, ‘장희빈’, ‘대조영’ 등이 그것.

벌써 연기생활 12년. 배우 한범희는 아직도 연기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재 한달만에 시청률 22.2%를 기록한 드라마 ‘대조영’에 출연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의 연기에 대한 갈급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한범희가 대조영에서 맡은 역은 ‘당고종’, 당고종의 사후 측전무후가 정권을 잡게 된다. 당고종이 죽기전에 대조영에서 한번 찾아봐야겠다.

까끌까끌한 수염에 짙은 눈썹으로 남성다운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재밌게도 한범희의 취미는 집안 꾸미기. 섭외를 위해 전화통화를 했을 당시도 집 페인트 칠로 분주해 보였다. 무슨 총각이 그렇게 집 꾸미길 좋아하는지…

방송도 하면서 경기도립극단 모세혈관 문화운동을 따라 한범희는 고향 포천에 최근 다녀왔다. 꽤 먼 곳까지도 문화활동을 보급하러 다니는 것이 보람된다며 못보던 연극을 보는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 더 신이 난단다.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과 함께 방송의 길을 걷고 있는 한범희의 요즘 생활을 엿보며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삶이 보기 좋았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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