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호곤 프로축구 수원FC 단장
[경기인터뷰] 김호곤 프로축구 수원FC 단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시민 아낌없는 성원 발판… 올해 1부 리그 재승격 꿈꾼다”

1970년대 아시아의 명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뒤 대학과 프로팀 감독, 올림픽대표팀과 월드컵대표팀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던 김호곤 감독. 그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부회장을 맡아 축구 행정가로 활동하다가 2017년을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월25일 1부리그 재도약을 꿈꾸는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수원FC의 단장을 맡아 축구 행정가로 다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 단장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원FC의 4년 만의 1부리그 도약에 희망을 불어넣으며 남다른 행정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4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 김 단장을 만나봤다.

Q 최근 팀 성적이 아주 좋다. 이 추세라면 4년 만의 1부 재승격도 가능할 전망인데.
A 저를 단장으로 선임한 이유는 전통의 명문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청사진 마련과 함께 좋은 성적으로 팀이 1부리그 재입성을 이루는 영광을 재현해 달라는데 있다고 본다. 수원FC는 구단 최초의 4연승과 함께 최근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로 충분한 저력을 발휘하는 데다 수원 시민들의 성원과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어 올해 승격을 이뤄내고 싶은 바람이다. 다만 현재 1위 광주FC, 2위 부산 아이파크와 경쟁하려면 이번 여름 이적시장 기간 알찬 선수보강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코칭스태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팀에 필요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준비를 계획하고 있다.

Q 그동안 지도자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훌륭한 지도력을 보여주셨다. 단장은 처음 맡으셨는데 지난 100일의 소회는.
A 처음 수원시청을 방문해 구단주인 염태영 시장님, 조명자 시의회 의장님, 김미경 교통건설체육위원회 위원장님과 면담을 갖고 그분들의 축구에 대한 열의와 수원FC에 대한 애정에 감복했다. 이에 지난 100일간 저 역시 적극적인 지원과 믿음에 보답코자 열정을 갖고 구단 행정과 운영을 빠르게 파악하고자 노력했고, 수원FC가 시민구단의 올바른 표상으로 자리해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시민들과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방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현장과 사무국이 조화를 이루는 시너지 효과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시즌 초반 팀 성적이 부진했을 때 경기인 출신 단장으로서 답답함도 많았을 것이다. 당시의 심정은 어땠나.
A 경기인 출신 단장으로 시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답답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웃음). 처음엔 본부석에서 경기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자 중얼대며 속으로 분을 삭이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때부터 단장과 감독의 역할은 엄격히 분리돼야 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었기에 팀 전략ㆍ전술에 대한 부분은 간섭하지 않았다. 다만 경기 중 선수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만 감독의 동의를 구해 선수단에 전달했다. 언론 기사를 인용해 선수들에 대한 심리적 재무장을 강조했고, 각 포지션별 임무를 주지시켰다. 이를테면 선수들이 상대 공격상황에서 커버플레이를 들어가야 하는 것과 위치선정의 중요성, 경기중 심판에게 무리한 어필을 자제해 팀에 해가되지 않도록 하라는 식의 조언을 전하는 정도였다.

Q 지도자 경력 중 국가대표팀을 제외하면 늘 기업구단에만 있었다. 시민구단과 기업구단의 환경과 시스템이 많이 다를텐데.
A 시민구단과 기업구단의 가장 큰 차이는 각 구단이 처리하는 결재라인의 진행 방식이라고 본다. 하지만 최대한 빠른 절차진행을 통해 안정적인 행정처리를 진행해주고 있기에 현재 업무수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우리는 시민구단인 만큼 관련 규정에 따라서 행정을 펼치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Q 취임 초기부터 관중 유치와 선수단 훈련환경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셨다.
A 축구인 출신으로 단장에 부임하면서 선수단의 경기력이 구단 인프라 상황에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훈련환경 개선에 많은 부분 공을 들였다. 이에 시와 협의를 통해 선수단 치료ㆍ회복과 체력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의무실 및 트레이닝장 시설 개선을 전반기 내에 끝내려고 추진 중에 있다. 또한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의 편의와 만족도 향상을 위해 경기장 여건 개선 방안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경기인으로서 순수하게 조심스레 전하고 싶은 제안이 있다. 주위 많은 분들이 수원월드컵경기장 활용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수원시민의 노력으로 건설된 월드컵경기장이 활용된다면 시민들께 더 나은 관람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명분과 경기장 활용도의 제고 측면에서 분명히 장점이 있다. 이에 2014년 수원종합운동장의 잔디 공사로 한 시즌을 함께 사용했던 선례처럼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수원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함께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펼쳤으면 좋겠다. 아울러 관중 유치를 위한 구단의 마케팅 부분에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무국 직원들의 젊은 감각을 존중한 트렌디한 전략을 바탕으로 가족친화 시민구단으로서 마케팅 목표를 잡은 덕에 관중이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Q 단장님의 화려한 경험만으로도 선수단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반면, 프로 2년차 젊은 감독에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소통하고 조언하는지.
A 경기인 출신 단장이 왔을 때 선수들의 훈련여건에 대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도 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가급적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김대의 감독과는 자주 티타임을 가지면서 고충을 듣기도 하고 때론 자문을 줄 때도 있다. 저녁에는 소주도 한잔 곁들이면서 서로 어려운 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Q 100년 구단으로 팀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축구인 출신으로 주위에 많은 걱정과 기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다. 구단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튼튼하고 단단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 우선 첫 번째는 시설 확충이다. 경기장뿐 아니라 훈련장 등 다양한 여건개선을 통해 향상된 경기력과 함께 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팀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다.

두 번째는 지역 유소년 육성 시스템의 정착이다. 수원은 120만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로 수도권에 있는 주변 도시까지 합한다면 무한한 잠재력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성인팀 선수의 70~80%를 유스팀 선수 또는 지역 출신의 선수로 구성하는 지역 인재풀 활용을 통해 ‘축구수도’ 수원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수원FC는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민구단이다. 수원FC 경기에 시민들께서 많이 찾아주셔서 저희가 잘 했을 때는 응원과 함성으로 힘을 북돋아주고, 잘 못했을 때에는 매서운 질책으로 관심을 계속 이어나가 주시길 부탁한다. 저희도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시민 중심 프로구단으로 거듭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대담=황선학 체육부장·정리=이광희기자
사진=김시범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