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공덕심과 이기심
[삶과 종교] 공덕심과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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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알맞은 기념일을 제정해 사회에 소속된 구성원들을 통합하고 공통된 목표를 이루고자 특정한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기념일은 역사적인 산물로서 그 시대의 가치관을 담고 있으며 후세에 가치의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도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관의 근거가 특정한 사상이나 선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한 국가를 넘어서 인류에게 많은 고통과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종교가 특정한 이념을 지향해 지금도 갈등을 유발하는 모습을 현재에도 우리는 살펴볼 수 있다. 또 특정한 지도자에 의한 선동정치에 의해 얼마나 많은 전쟁의 광풍에 여러 국가가 휘말려 들어갔던가? 세계대전을 겪고서 1세기도 지나지 않았으나 우리는 전쟁의 상흔을 가볍게 치부하고 민족의 분단과 대치 속에서도 과연 무엇을 위해 피를 흘리면서 갈등했는가를 냉철하게 사유하고 관조하는 자화상의 모습이 부족해 보인다.

대한민국은 과거의 많은 외침과 전쟁을 겪으면서도 국가의 독립과 가치관을 이어오면서 자긍심과 수준이 높은 문화를 이뤘으므로 우수한 민족임에는 틀림이 없다. 중국에는 50여 종족이 넘는 소수민족이 있고 그 가운데에서 대제국을 이룩하였던 청나라의 만주족은 현재 50만 명 정도가 남아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옛 왕조와 같은 번성하는 국가를 건립함에는 많은 현실의 제약이 따를 것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여러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겠으나 부처님께서 제시하는 법문에서는 “국왕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라고 설하셨고,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일반 국민은 권력을 국왕에게 임시로 위임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국가를 다스리는 위정자와 국민은 서로 지배하고 지배를 당하는 계급적인 신분이 아닌 서로 하나의 배를 같이 탄 존재라는 의미이다.

배를 운용하는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게 하면서 중간에 일어나는 여러 상황에서 발생하는 돌발적인 변수에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선동적인 승객들의 행동에 휘말려서 배를 이끈다면 더 큰 고통을 자초할 수 있다. 한국에서 많이 강조되는 부분이 영웅심을 부추기는 여러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어느 시대에서든 영웅의 탄생을 기대하는 심리는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영웅이 존재한다는 현실은 인간사회가 많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또 다른 현실의 어두운 단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폭력에도 양면성이 존재하고 있어 국가에 의하여 위임받은 폭력이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망가트려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도 발견된다. 과연 인간이 인간을 대상으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겠는가?

조금 더 나아가면 침략전쟁을 미화하면서 다른 국가를 파괴한 경우를 영웅시하는 경향도 역사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극단적으로 인종청소라는 인간의 인성마저도 파괴하는 사례가 몇십 년 전까지도 발생하지 않았던가! 이러한 추악한 이면에는 집단의 이기심이라는 가면을 공덕심으로 포장해 대중들을 현혹시켰던 시대적인 패러다임이 우리의 내면에 숨어서 존재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인간들은 누구나가 궁극적으로 이기적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축생들과 다른 점은 이러한 이기적인 마음의 대중을 향하는 공덕심으로 변화시키려는 마음의 자세와 현실적인 노력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영웅을 찾고 영웅을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영웅이 없었던 우리들의 삶이 무미하고 건조하였던 것은 아니었잖는가?

누구나 이기적인 마음에서 안주하고자 생각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탈피하고자 하는데, 세상의 이치는 단순하고 명확한 것이다. 내가 싫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고 내가 먼저 스스로 참고 인내하며 노력하는 것은 공덕심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공덕심은 멀리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나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작은 배려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세영 스님 수원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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