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에게 투표란 무엇입니까?

어느 순간부터 선거에 관심 없는 일부 청년들이 제비뽑기 투표, 묻지마 투표 등으로 투표한다는 인터넷 기사를 봐왔다. 사실 그 기사를 읽을 때 많이 공감했다. 얼마 전 대학교 내 선거에서도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어떤 마음으로 투표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연 일부 청년들에게만 있는 현상일까.

나 또한 2018년의 특별한 경험이 없었다면 투표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였을 것이다. 그때 선거관리위원회의 사무보조원으로서 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렀다. 그날을 위한 일련의 과정은 긴장되기도 했지만 가슴 벅차기도 했다. 종이 한 장을 통해 미래를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굉장한 일인가 싶었다. 단순한 종이 한 장이 한 사람의 권리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관심과 협동,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특히 이전에 나는 군인과 장애인분들이 투표하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군인들의 선거공보신청을 받거나 시각장애인분들의 투표 보조 용구를 만들면서 선거가 정말 평등하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또한 개표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볼 때 여전히 우리에게 나라를 위한 뜨거움이 존재함을 느꼈다. 누군가에겐 익숙하고, 누군가에겐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겠지만 그 모습 그 자체로 아름다운 과정인 것 같다.

당시 개인적으로 지인들과 근황을 나누다 보면 나는 선거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준비되는지 설명해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영향을 받아서 선거에 관심을 보이는 지인들이 점차 늘어갔다.

그렇게 이 기간을 기점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그 표 한 장이 내 생활 터전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권리를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대중에게 잘 알려진 후보자에게 투표했다면, 이제는 선거공보를 보며 직접 후보자에 대해 찾아보게 됐다. 선거 후에도 당선자가 공약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기사를 검색해볼 만큼 관심을 두게 됐다. 또한 이렇게 국가선거나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 내 투표나 종교활동 관련 투표 등 실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투표 현장들도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2018년의 내가 이러한 값진 순간들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가진 투표에 대한 생각이 어땠을지 참 궁금하다.

한편으로는 지난 지방선거가 끝나고 1년이 되어감에도 개인적으로 선거범죄 뉴스가 종종 나오는 것을 보면 답답함을 느낀다.

이러한 이슈나 각종 불신 문제가 얽히고설키다 보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런데도 자극적인 매체는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결국 어느 것이 중요한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렇게 쉽게 영향받는 우리이지만 투표하는 것 역시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적어도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면 좋겠다.

김주은 성남시 중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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