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놀이는 아이들의 ‘보물’
[천자춘추] 놀이는 아이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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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 박기 망까기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한 영화를 통해 알려진 ‘보물’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개그 프로그램의 삽입곡으로도 쓰이며 유명세를 탔다.

노래 가사처럼 우리네 어린 시절의 하루는 무척이나 짧았다. 하루 종일 갖가지 놀이로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느새 날이 저물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자신의 아이를 찾는 어머니들의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졌다. 구수한 밥 내음과 짭조름한 생선구이의 연기냄새는 아직도 이때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향수이다.

두 해 전 필자가 속한 기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아동 정책 공약을 전달하기 위해 전국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은 평소 부모로부터 자주 듣는 말로 ‘공부해라’와 ‘학원에 가라’를 꼽았다. 또 ‘노는 것은 시간낭비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한 아이가 이렇게 물었다. “많은 분들께서 ‘너희 나이 때는 노는 것이 최고’라고 하는데 과연 정말로 놀게 해주시는 걸까요?”라고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놀이가 최고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 자녀의 놀이에는 관대할 수 없는 것이 부모들의 현실이다. ‘학원 대신 운동장을 가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언제까지 학업경쟁에 뒤처지지 말 것을 주문해야할까.

지난 5월 28일 ‘경기도 아동의 놀 권리 증진을 위한 조례안’이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한 법적 토대가 경기도 내에 마련됐다. 조례가 가결되기까지에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아이들은 놀 권리가 자신들에게 왜 중요한지 직접 목소리를 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아동옹호센터에서는 도내 아동 1천여 명의 목소리를 듣고 아동청소년 대토론회 등을 통해 아동 놀 권리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으며, 놀이의 중요성에 공감한 경기도의회에서는 조례가 통과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함께 기울였다. 놀 권리 실현의 초석이 된 이번 결실은 이 3박자가 고루 갖춰진 합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거운 책가방으로 축 늘어진 어깨, 피곤이 누적돼 보이는 얼굴은 현 대한민국 아동들의 자화상으로 대표되고 있다. 노래 ‘보물’의 가사처럼 ‘마을 앞 공터에 모여 매일 만나는 그 친구들, 비싸고 멋진 장난감 하나 없어도 하루 종일 재미있었어’라는 구절이 아이들의 내일이 되기를 바라본다.

이종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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