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난립 화성 서부지역, 외국인 무면허 운전 ‘활개’

대중교통 열악한데다 면허 없이 손쉽게 중고차 구매 가능
2년6개월간 259건 적발… 경찰 “단속에 더욱 힘쓰겠다”

25일 오전 10시 발안시장 인근 전봇대에 중고자동차 매매상의 전단지가 붙어 있는 모습. 이상문기자
25일 오전 10시 발안시장 인근 전봇대에 중고자동차 매매상의 전단지가 붙어 있는 모습. 이상문기자

중ㆍ소 공장이 난립한 화성 서부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무면허 운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골지역 특성상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데다 운전면허가 없어도 손쉽게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오전 10시께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인 향남읍 발안만세시장. 왕복 2차로의 시장길 양쪽 각 상점 앞으로 주정차 차량이 빽빽하게 늘어서 좁아진 도로에 차량들이 수시로 오가고 있었다.

운행 차량 대부분은 이미 수년전 생산이 중단된 구형 소나타, 아반떼, 엘란트라 등이었다. 차량 운전자는 대부분 외국인이어서 마치 시장 전체가 동남아의 한 도시인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차로 옆 인도에 설치된 전봇대와 상가건물 입구, 계단 등에는 중고자동차 매매상의 전단지가 겹겹이 붙어 있었다. 전단지에는 ‘중고차 전액 할부판매’, ‘저신용자 가능, 무보증’, ‘외국인 환영’ 등 외국인 근로자를 겨냥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노란색으로 눈에 띄는 전단지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 문의를 하자 “외국인들을 전문으로 상대한다. 외국인 등록증과 외국인 거소사실 증명서만 있으면 운전면허 없이도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인근 식당을 운영하는 A씨(65)는 “중고차 매매상들이 수시로 오가며 영업하는데다 인터넷 등을 통해 외국인들이 손쉽게 차를 구매한다”며 “차가 없으면 시장에 올수 없는 탓에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면허도 없이 중고차를 사 운전하고 있다. 일부 불법체류 외국인들은 동료에게 부탁해 차를 구매한 뒤 운행한다”고 설명했다.

2년6개월여 동안 화성 서부지역에서 경찰에 적발된 외국인 무면허 운전 건수만 259건에 달할 정도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무면허 운전은 기승을 부린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10시40분께 태국 국적 불법체류자 C씨(50)가 타인 소유의 봉고차량으로 평택시 포승읍에서 화성시 향남읍까지 약 15km 구간을 운전하다 적발,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C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56%의 음주 상태였다.

이에 대해 화성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안산, 평택 등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옮겨오면서 불법체류자와 외국인 무면허 운전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외국인 무면허차량에 사고를 당할 경우 피해자가 보상을 받지 못할 수 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단속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화성=박수철ㆍ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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