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시의회 ‘하절기 폐장 30분 늘린 6시’ 조례 제정
환경단체 “동물들 먹이활동 방해” 우려의 목소리
안산환경재단이 생태의 보고로 자리잡은 안산갈대습지공원 일부를 체험관으로 운영해 물의(본보 7월15일자 6면)를 빚고 있는 가운데 갈대습지의 개방시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조례가 제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안산시와 안산시의회는 갈대습지의 조성 목적 및 서식하는 동물들의 먹이활동 등을 배려하지 않은 채 사람 중심으로 체험공간과 폐장 시간 등을 조정, 갈대습지의 몸살이 우려된다.
16일 환경단체 및 안산시, 안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안산갈대습지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영을 위해 최근 폐회한 시의회 정례회에 ‘안산갈대습지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했다.
시는 관람시간을 현행대로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동절기(11월~다음해 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로 상정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심의 과정에서 폐장 시간을 30분 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한 뒤 하절기 폐장 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확정했다.
앞서 수자원공사가 갈대습지를 관리하던 때는 동절기 오후 4시, 하절기 오후 4시30분까지만 관람객을 맞았다. 이는 갈대습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조류와 수생동물 그리고 천연기념물 등의 먹이활동이 해가 지기 전(일몰)까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이들의 먹이할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2014년 갈대습지 관리권이 시로 이관된 뒤 하절기 폐장 시간은 오후 5시까지로 연장됐고, 연이어 30분이 늘어났다가 이번에 또다시 30분을 연장하는 조례를 제정하기에 이르면서 동물들의 먹이활동을 우려하는 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갈대습지의 개장 시간이 오후 6시까지로 연장될 경우 103만7천㎡ 규모의 갈대습지에서 석식하는 160여종의 천연기념물 등 다양한 수생동물이 몸살을 앓게 되는 것은 물론 서식지를 떠날 지도 모른다”며 “시와 시의회가 갈대습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동물의 먹이활동 등 안전과 생태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와 시의회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의결된 조례(안)은 공포를 앞두고 상위법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경기도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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