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려인 정주여건 열악, 정착 지원 확대해야
[사설] 고려인 정주여건 열악, 정착 지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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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으로 분류돼 만 19세가 되면 강제 출국 당해야 했던 고려인 4세들이 재외동포로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재외동포로 인정받지 못해 국내 체류에 어려움을 겪으며 교육ㆍ돌봄 사각지대에 있었는데 ‘재외동포법(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안정적인 체류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본보는 최근 ‘또 다른 이방인, 고려인 4세’라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뿌리는 한민족이지만 법적으로 외국인인 고려인 4세들의 고통을 보도하며 재외동포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이번에 ‘외국 국적 동포의 손자녀(3세대)’에서 ‘직계비속’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재외동포법 시행령 개정으로 4세대도 재외동포로 인정하게 된 것을 크게 환영한다. 고려인 3세대 부모를 따라 국내 이주한 4세대는 외국인으로 분류돼 출·입국을 반복하면서 부모와 생이별하고 가족이 해체되는 등 국내 정착을 못했는데 드디어 장애요인이 해소됐다.
2019년 3월 기준, 국내 거주 고려인은 8만3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3만여 명이 경기도에 체류하고 있다. 안산은 국내 최대 고려인 밀집지역으로 1만7천여 명이 거주한다. 그만큼 고려인 4세도 많다. 신분과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고려인 4세는 경기도에만 2천명이 넘는다. 이들이 재외동포로 법적 지위를 얻게 돼 강제추방은 면하게 됐지만 여전히 차별 받으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고려인들이 우리사회 어엿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 하려면 다양한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지난 17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 체류 고려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고려인을 위한 실질적인 정착지원 요구의 목소리가 높았다.
국내 거주 고려인들의 정주 여건은 상당히 열악하다. 한국어 구사가 어려워 일용직 노동자로 삶을 이어가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월세와 의료보험비, 보육료 등 기본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국내 거주 고려인 134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53%가 가족의 월 수입이 100만~200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소득이 전무(15%)하거나 100만원 이하(7%)인 고려인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56%가 원룸에서 거주하고, 응답자의 55%가 건강보험 미가입 상태였다.
토론회에선 일자리를 위한 성인 한국어교육은 물론 아동방과후 한국어교육과 돌봄, 보육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건강보험 문제도 거론됐다. 4세대를 포함한 고려인들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선 교육ㆍ보육ㆍ건강 등 다양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기도에 관련 조례가 있지만 실질적 지원이 미흡하다. 민간ㆍ사회단체 차원을 넘어 지자체ㆍ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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