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는 지난 17일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를 단행했다. 서기관(4급) 2자리, 사무관(5급) 4자리 승진인사와 과장급 전보인사가 이뤄졌다. 그동안의 연공서열 관행을 깬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져 공직사회에 충격과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초 2개 국(局)으로 운영됐던 과천시는 조직개편에 따라 자치행정국, 경제복지국, 안전도시국 등 3개 국 체제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 자치행정국장만 인사를 단행하고, 경제복지국장은 인사를 보류했다. 서기관 인사는 이르면 다음달로 예상된다. 현 안전도시국장이 경제복지국장으로 이동하고, 새로 임명되는 서기관은 안전도시국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안전도시국은 3기 신도시ㆍ뉴스테이지구 개발사업ㆍ과천 지식정보타운 지구의 업무는 물론 신도시에 들어서는 하수처리장과 재건축사업 등 과천시 미래 청사진을 설계해야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3기 신도시의 지구계획안과 과천 지식정보타운 개발이익환수 사업 등을 LH와 협상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정무적인 판단까지 갖춰야 한다. 다음달 서기관 인사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 인사 당시 안전도시국장 자리는 토목, 건축, 행정직 등 승진배수에 포함된 선임사무관이 있었는데도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다. 여기에 많은 메시지가 포함돼 있는 것 같다. 뒷말이 무성하지만, 업무실수에 대한 ‘패널티’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조례제정에 대한 업무 실수, 분양가 심사위원 위촉문제, 상업지역 용적률 문제 등이 기술직 공무원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다는 견해다.
사무관 승진에서도 파격 인사가 단행됐다. 과천시 사무관 승진은 주사(6급) 12~13년이 지나야 승진을 하는데 이번 승진인사 4명 중 6급 승진 5년차가 포함됐다. 해당 사무관은 과천시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3기 신도시와 뉴스테이ㆍ과천 지식정보타운 지구 사업 등의 업무를 추진하는 도시개발과장으로 발령났다. 그리고 2년차 사무관을 과천시 미래 정책과 각종 사업을 기획하는 기획감사담당관으로 발령을 냈다.
이 인사의 의미는 뭘까? 서열이 아닌 능력이 있는 간부를 주요부서에 배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를 분석한 결론은 신상필벌(信賞必罰)이다. 일 잘하는 공무원은 승진ㆍ 영전인사를 하고, 일을 안 하거나 실수가 잦을 때는 문책이나 좌천인사를 하겠다는 시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연공서열의 관행을 깬 이번 인사가 공직사회의 혁신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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