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설] 일본 경제 보복, 위기의 땅도 수도권이고 극복의 땅도 수도권이다
[창간사설] 일본 경제 보복, 위기의 땅도 수도권이고 극복의 땅도 수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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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노린 한국 반도체, 그 타격의 과녁에 놓인 수도권
수도권 내 기술기업과 대기업의 역할 분담으로 극복시작
‘수도권이 나라를 지킨다-규제하지 마라’-또다시 확인

일본의 부품 소재 수출 규제가 한 달 째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다. 포토레지스트, 불산, 폴리이미드 3종을 묶었다. 규제 전 일본 수입 비중이 각각 93.2%, 41.9%, 84.5%였다. 규제가 노린 건 우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다. 대체가 불가능하거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누가 봐도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겠다는 해코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상에 들어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은 꿈쩍도 안 했다. 그렇게 한 달이 갔다. 이제는 백색국가 제외까지 공포했다.

안 그래도 반도체 시장은 위기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2분기 실적은 매출 16조 900억 원, 영업이익 3조 4천억 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 -26.8%, 영업이익 -70.7%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은 매출 6조 4천522억 원, 영업이익 6천376억 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 -38%, 영업이익 -89%다. 일본 정부의 부품 수출 규제는 바로 이런 때를 골랐다. 작정하고 고통을 주려는 심산이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핵심이다. 그 반도체의 중심이 경기도다. 용인, 화성, 평택(이상 삼성전자 공장)과 이천(SK하이닉스 공장)이 생산기지다.

경기도가 대책을 내봤다. 소재부품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수원시는 중소기업 특별안정자금 30억 원을 내놨다. 용인시도 100억 원 규모의 피해업체 특례보증 지원책을 마련했다. 화성시도 반도체산업혁신생태계 조성 계획 등을 제시했다. 시민들이 모여 일본 규탄 성명을 냈다. 협력 업체들도 들고 일어났다. 하지만, 당장 불을 끌 수단은 없다. SK하이닉스는 결국 감산 결정까지 갔다. 이게 지금 눈앞의 현실이다.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다. 대책은 없는 건가. 이대로 있어야 하는 건가. 경기ㆍ인천시민의 걱정이 깊어간다.

그 절망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6일 삼성전자가 낭보를 전했다. 세계 최초로 6세대 낸드를 실전 공급했다. 기존 반도체 성능을 10% 이상 높였고, 동작전압은 15% 이상 줄였다. 이렇게 개발된 기업용 PC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글로벌 PC 업체에 공급했다. 한 단계 앞선 기술로 시장 우위를 유지하는 초격차 전략이 만들어낸 또 한 번의 승전보다. 일본에게 보란듯이 이뤄낸 성과다. 삼성은 “향후 차세대 라인업의 개발 일정을 더 앞당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도권에 진친 연구원들이 이뤄낸 결과다.

SK하이닉스의 새역사도 진행 중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다. 448만㎡(약 135만 평)짜리 단지다. 120조 원을 투자해 4개의 반도체 팹(Fab)을 만든다. 예상되는 핵심 입주 기업만 50개가 넘는다. 2028년 완공이다. 이천~용인~수원~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망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벨트다. 수출을 위한 공항 접근성이 최적지다. 여기에 수도권이 갖고 있는 고급 두뇌에 대한 접근성도 최고다. 부품 소재로 딴죽 걸 수 없는 ‘규모의 경쟁’을 향한 청사진이다. 이 계획을 수도권에 마련해 놓지 않았다면 어찌할 뻔했나.

경기도 강소 기업의 활약도 크다. 센서텍이라는 도내 기업이 있다. 자동차 후진 센서 기술을 갖고 있다. 자동차는 반도체에 이은 수출효자 종목이다. 일본의 파상 공세에도 건재하다. 7월까지 225억 달러를 수출했다. 전년 대비 8% 증가다. 그 중심에 센서텍이 있다. 초음파센서 기술의 국산화를 이뤄냈다. 기술 하나로 시작해 10여 년만에 이룬 기적이다. 무라타 등 일본 업체들을 국내 시장에서 밀어냈다. 인도 타타모터스에까지 수출한다. 일본의 경제 침략을 막아낸 방패다. 부천테크노밸리에서 싹 터온 경기도 기업이다.

‘또 다른 센서텍’들도 수도권 전역에서 뛰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대표적이다. 2013년 870개, 2014년 1천2개, 2015년 1천221개, 2016년 1천306개로 입주 기업이 늘고 있다. IT(68.1%), CT(12.4%), BT(11.8%)-2016년 말 기준- 등 첨단 기술이 모여 있다. 가벼운 생활 소재에서 첨단 우주 소재까지 못 만드는 게 없다. 반도체 산업, 자동차 산업, 통신 산업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이다.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 우리 산업의 힘은 청계천에서 나온다 했다. 최첨단산업 21세기, 이제 그 힘은 경기도의 기술산업 집적단지에서 나온다.

마이니치 신문이 사설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아베 정권이) 눈앞의 인기를 얻으려고 장기적인 국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아사히 신문도 이렇게 밝혔다. “일본 기업들도 이번 조치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냉정한 분석이다. 우리 판단도 그렇다. 갈등의 시간은 일본에 가혹하게 흘러갈 것이다. 우리 반도체가 타격을 받는 시간, 이미 쇠약해져 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은 소멸할 것이다. 이 위대한 극복의 순간이 지금 수도권에서 시작되고 있다. 또 한번 분명히 입증되는 명제다. 수도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규제가 웬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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