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용의 THE 클래식] 제목이 없는 음악은 어렵다?
[정승용의 THE 클래식] 제목이 없는 음악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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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음악 vs 절대음악-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3번>.

이 두곡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똑같은 바이올린 협주곡인데 비발디의 곡에는 ‘사계’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반면, 모차르트의 곡에는 작품번호만 달랑 붙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제목이 붙어 있는 음악을 가리켜 ‘표제 음악’이라고 부르고, 작품번호만 달려 있는 작품을 ‘절대(순수) 음악’이라고 부른다. 만약 클래식 초보자가 이 두곡을 놓고 감상한다고 했을 때 어떤 곡이 쉽게 다가올까? 아무래도 ‘사계’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곡이 당연히 더 쉽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계절의 느낌을 표현한 곡이라고 친절하게 ‘사계’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었으니, 아무 제목도 달려 있지 않고 달랑 몇 번이라고만 써 놓은 모차르트의 곡보다는 훨씬 감상하기가 쉬울 것이다.

표제 음악과 절대 음악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표제 음악과 절대 음악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그림에 빗대어 비교해 보는 것일 것이다. 과일이나 꽃병을 그린 정물화 같은 것은 정확히 무엇을 그렸는지 대번 알 수 있다. 하지만 화가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 추상화 같은 것은 아무리 고개를 갸웃거려도 도대체 무슨 그림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이 추상화를 통해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우리는 많은 생각과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추상화 같은 그림은 보는 사람이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바라본다고 해서 우리는 틀린 감상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제목이 붙어 있는 표제 음악은 그 제목을 바탕으로 감상하면 되겠고, 절대 음악은 감상자가 자신에게 들려지는 그 느낌에 맞춰 감상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밝은 기분에서 감상하는 절대 음악은 밝게 들릴 수도 있고, 같은 절대 음악을 우울한 기분에서 감상할 때는 우울하게 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표제 음악이든 절대 음악이든 클래식음악은 ‘마음’으로 들러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제목이 있다면 제목 속에서 감상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제목대로 들을 필요도, 제목이 없다고 해서 난감해 할 필요도 없다. 자, 용기를 내서 어떤 클래식 음악이든 한번 도전해 보자.

정승용 지휘자ㆍ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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