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달구는 항일 도서들 눈길...<그 남자 264>, <지워지고 잊혀진 여성독립군열전>, <그 사람, 김원봉>

15일 광복절을 맞아 출판업계에 항일 관련 신간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일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치달은데다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가 더해져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거나, 분단 속 논란이 된 독립운동가를 다룬 책들이 눈길을 끈다.

▲ d그남자264
▲ 그남자264

 

<그 남자 264>(문학세계사 刊)는 저항 시인 이육사를 인물로 한 최초의 장편소설이다.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고은주가 예리한 시각으로 저항 시인 이육사의 삶의 동선을 새롭게 밝혔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의 이름은 이육사라고 했다. 혹은 이원록, 이원삼 또는 이활. 무엇으로 불리든 그는 264였다. 수인 번호 이백육십사, 이육사.’ 작가는 투사와 시인, 의열단과 선비, 행동과 감성을 넘나든 이육사의 삶을 따라간다. 오랫동안 서울과 안동을 오가며 철저한 고증과 탐구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끌어낸 고은주 작가는 일제 강점기와 현재를 오가며 이육사의 정신과 예술 세계를 치밀하고 예리하게 풀어낸다. 특히 이육사의 작품을 소설에 녹여 내 책을 풍경처럼 그려냈다. 광복절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작가에 친서를 보내 격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 지워지고 잊혀진
▲ 지워지고 잊혀진

<지워지고 잊혀진 여성독립군열전>(초록비책공방 刊)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억에서 잊히고 기록에서 사라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제1부 ‘총칼에 맞서 싸운 여전사’ 편에서는 노랫말 ‘안사람 의병가’로 일본군 간담을 서늘케 한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일본군의 제1표적이 됐던 중국 곤륜산의 여전사 박차정, 만삭의 몸으로 평양경찰서에 폭탄을 내던진 안경신, 악명 높은 서대문형무소에서 만세운동을 주동한 어윤희의 투쟁사 등을 다뤘다. 제2부 ‘후방의 애국혼’은 우리말과 글로써 민족혼을 일깨운 조애실, 도산 안창호와 더불어 교육으로 애국 청년을 양성코자 했던 조신성 등의 삶을 조명했다. 제3부 ‘이름 없는 불꽃으로 타오를지라도’는 의연히 목숨을 바쳤던 해주ㆍ수원ㆍ진주 기생들의 투쟁사와 제주 항일운동에 앞장선 무명 제주 해녀 1만 7천여 명의 항일운동을 알린다. 신영란 작가는 공식 사료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애를 담은 각종 비공식 자료, 신문기사, 다큐멘터리 등 각종 매체를 찾아 진실에 가깝게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사람, 김원봉>(그림씨 作)은 일제가 가장 많은 현상금을 걸었던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1898~1958)의 삶을 들여다본다. 김원봉은 의열단을 이끌고 조선의용대를 창설, 일제와 맞섰지만, 해방 이후 북한에서 고위직을 맡았다는 이유로 정부 서훈을 받지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좌우의 대립 논리에 논란이 되고 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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