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70세가 될 때까지 이 일을 할겁니다.”
광복 74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550명을 발굴해 포상신청을 한 이태룡 인천대학교 박사(64)는 17년째 독립유공자 발굴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중국학술원과 인천학연구원에서 초빙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1997년 의병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고의 의병 연구가인 이 박사가 처음 의병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그의 집안 배경 때문이다.
이 박사의 큰 아버지는 의병 활동을 하다 돌아가셨고, 이후 큰 할아버지는 아들이 의병이란 이유로 고초를 겪다 생을 마감했다.
큰할머니와 할머니도 친일세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도 1939년 만주로 가 독립운동에 일조했지만, 정작 이 박사는 아버지에 대한 서훈신청은 하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가 의병활동을 한 큰아버지를 비롯해 집안 어른들의 서훈 신청이 끝나거든 자신에 대한 서훈신청을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집안 어른들의 서훈신청을 위해서는 진주법원의 기록이 필요한데, 1949년 10월 27일에 진주법원이 불에 타 기록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이 박사는 오히려 더 많은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데 노력을 쏟았다.
2008년, 6년동안 정리한 의병장과 의병 828명에 대한 포상신청을 한 이후 지금까지 2천200명에 대해 포상신청을 했다. 1962년 이후 포상이 이뤄진 1만 5천여명 중 15%가량은 이 박사가 발굴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이 박사는 “서대문형무소에 사진만 남아있고 서훈신청이 되지 않은 수백명을 내년 3월 1일까지 찾아내 서훈신청을 하는게 가장 시급한 목표”라며 “이후 2020년 8월 15일까지 조선총독부 관보에 사형선고 집행이 됐다고 나온 1천200명 중 독립군을 찾아내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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