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숯이 검정 나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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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이 검정을 나무란다고 했던가.’

김포시가 시장 최측근인 정책자문관 A씨의 근무일탈 행위가 언론에 보도되자 보도의 근거가 됐던 A씨의 출퇴근과 시간외근무 상황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자를 잡아달라며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근무시간에 개인 취미를 즐긴 직원에 대해서는 처벌없이 개인정보가 새나간 근원지를 밝히겠다고 발끈한 것이다. A씨의 근무 중 당구를 즐긴 일탈행위가 지난 7월 말부터 10여 일 간 집중 보도됐으니, 며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수사의뢰인 셈이다. 의사결정권자(시장)의 의중이 주목받는 대목이다.

A씨의 일탈행위는 이미 감사부서의 감사로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잘못된 직원에 대해 회초리를 들어야 하는게 먼저이거늘 엉뚱한 곳에 책임을 돌렸다. 수족같은 측근이기에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어서라도 참아가며 그 잘못을 바로잡는게 선행됐어야 했다.

A씨는 근무시간에 당구를 즐겼다. 그것도 모자라 당구를 친 후에 늦은 시간에 초과근무수당을 탈 의도로 시청으로 돌아가 정맥인식기를 체크했다. A씨는 시간제로 근무하는 임기제 신분이라 퇴근 기록을 남겨야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년여 근무기간동안 24번의 퇴근기록이 없다. 16번의 출장에 따른 현장 퇴근을 감안하더라도 8번은 출근 후 어디서 무슨 일을 하다 퇴근했는지 기록이 없다.

시의 이번 수사의뢰는 일파만파 파문이 커지고 있어 부메랑이 되어 시장에게 돌아올게 뻔하다. 지난달 30일 A씨의 근무 중 당구레슨이 시민의 제보로 처음 언론에 보도된 후 시 공무원노조가 A씨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까지 내는 상황에 이르자 시의회가 관심을 갖게 됐고 한 의원이 A씨의 근무기록을 집행부에 요청했다. 이어 여러 시의원이 A씨의 이 근무기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시의 수사의뢰의 타깃이 시의회로 향하면서 시의회가 집행부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것은 물론 혹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였다.

시민 비난은 더 심각하다. 언론보도룰 통해 수사의뢰 사실을 접한 시민들은 한마디로 ‘어이없다’,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들에 ‘공무원 개혁없이는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 ‘범죄자를 밝히는 과정의 정보유출은 공익적인 일이다’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정하영 시장은 정책자문관 A씨를 일벌백계하지 못할 경우 1천300여 공직자가 더이상 시장을 신뢰하지 않을 것임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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