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호수는 자연환경이 아름답기로 정평 있다. 요즘과 같은 여름철이면 그 신록이 더욱 빼어나다. 그래서 호수 주변으로 카페와 음식점들이 자리했다. 건물과 부속 토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그린벨트다. 별도의 주차 공간 마련이 어려운 지역이다. 이러다 보니 불법 주차 공간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모두 그린벨트 내 논과 밭을 훼손해서 만드는 주차장들이다. 논밭을 흙으로 덮기고 하고, 콘크리트 경계를 만들기도 한다.
본보 취재진이 살펴본 현장 상황은 심각했다. 한 카페는 인근 밭 1천600㎡를 고객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농지로, 불법 전용이다. 또 다른 카페도 400여㎡의 인근 농지를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역시 그린벨트다. 또 다른 대형 음식점도 그린벨트 내 밭 900㎡를 불법 전용해 주차장으로 쓴다. 모두 농지의 형태를 완전히 바꿔 누가 봐도 불법 전용된 주차장이다. 이런 불법이 수년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단속이 없거나 허술하다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실제로 한 지역 상인의 귀띔이 실상을 전해준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다 단속할 때만 잠시 성토하고는 다시 전용한다”고 전했다. 그나마 단속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일대 불법 주차장은 하나같이 대로변에서 직접 통한다. 간단한 현황도만 비교하며 확인해도 금방 적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불법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뭔가 단속 행정에 문제가 있음이다.
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단속 인원 정원이 5명인데 퇴직과 휴직 등으로 2명이 의왕 지역 전체를 단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경기도의 항공측량과 민원접수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불법 행위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사실상 유명무실해 업소들이 강제이행금을 내고 불법을 계속하고 있다”. 단속 공무원이 부족해 못 한다는 얘기다. 단속해야 소용없다는 얘기다. 그러면 법을 지키는 업소들만 바보가 되나.
때만 되면 터져 나오는 게 그린벨트 훼손과 난개발이다. 어느 불법 현장이든 갑자기 망가지진 않는다. 한 개 비닐하우스로 시작해 대규모 불법 비닐하우스 벌판이 된다. 한 개 주차장이 생기면서 불법 주차장 천국이 된다. 이런 경험을 어느 지자체보다 잘 아는 의왕시다.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사람을 늘려서라도 해야 한다. 지원이 필요하면 경기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지금의 해명은 ‘단속 의지 없다’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