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커덩·끼익’… 인천지하철 2호선 소음 고통, 잠 못드는 시민들
‘덜커덩·끼익’… 인천지하철 2호선 소음 고통, 잠 못드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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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서곶로 등 지상구간 2개 공구 인근 지역
철도소음 관리기준 보다 높은 73~74㏈ 가까워
방음 제대로 안돼… 창문 못열고 건강까지 위협
19일 오후 인천 서구 서곶로 오륜아파트 인근 인천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에서 전동차가 소음을 내며 주거지역을 지나고 있다. 조주현기자
19일 오후 인천 서구 서곶로 오륜아파트 인근 인천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에서 전동차가 소음을 내며 주거지역을 지나고 있다. 조주현기자

“지하철이 지나갈 때마다 ‘끼익 끼익’, ‘덜커덩 덜커덩’하는 소리가 나는데 정말 미치겠다니까. 소음 때문에 날이 아무리 더워도 창문하나 제대로 못 열어요.”

19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서구 서곶로 오륜아파트에서 만난 60대 A씨는 인천지하철 2호선 소음 문제를 이야기하자마자 그동안의 고충부터 토로했다. A씨는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되는 인천 2호선 소음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10시께 남동구 장수로 장수주공아파트에서 만난 30대 B씨도 인천 2호선 소음 문제에 혀를 찼다. B씨는 태어난 지 9개월 정도 지난 딸이 인천 2호선 소음으로 깊게 잠들지 못할 때가 잦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A씨가 사는 오륜아파트와 B씨가 사는 장수주공아파트는 모두 인천 2호선 지상구간과 가까운 곳이다.

B씨는 “다른 아파트 주민들 역시 철도 소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인근 인천 2호선 지상구간에 방음시설 하나 설치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에서 발생하는 철도 소음으로 시민이 고통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지상구간에서는 소음·진동관리법이 정한 철도소음 관리기준(주간 70㏈ 이하, 야간 60㏈ 이하)을 넘는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가 지난 2018년 11월부터 5개월간 인천 2호선 지상구간에 대해 ‘인천 2호선 방음시설 설치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한 결과, 204공구와 215공구에서 기준치 이상의 철도소음이 발생했다.

인천 2호선 전체구간에서 지상구간을 가진 곳은 201, 204, 215공구 등 총 3개 공구다. 이 중 204공구는 서구 검암경서동과 연희동을 잇는 2.697㎞ 구간(지상구간 2.496㎞)으로 서해그랑블아파트, 오륜아파트, 대인고등학교 등이 인접해 있다. 215공구는 남동구 만월중학교와 치아고개삼거리를 잇는 2.276㎞ 구간(지상구간 1.367㎞)으로 인근에 장수주공아파트 등이 있다.

204공구는 6개 조사지점 중 오륜아파트 5층과 10층, 일광주유소 서구점 등 3곳에서 주간 73~74㏈, 야간 71~72㏈의 철도소음이 나타났다. 나머지 서해그랑블 103동 5층과 19층, 솔빛타운 빌라 5층 등 3개 조사지점에서는 야간 63~65㏈의 철도소음을 측정했다. 215공구는 4개 조사지점 중 장수주공아파트 101동 15층과 장수고을 등 2곳에서 야간 61~62㏈의 철도소음이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국은 환경소음 가이드라인에서 철도소음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경우(매우 불쾌함 호소율 10%)의 ‘주석야(주간·저녁·야간) 평균 소음도(Lden)’를 54㏈로 정하고 있다. 또 철도소음이 수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고도 수면방해 호소율 3%)의 ‘야간 평균 소음도(Ln)’는 44㏈이다. 이들 기준에 대입하기 위한 보정치 등을 감안하더라도, 인천 2호선 지상구간의 철도소음은 이미 인근에 사는 시민의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태다.

이와 관련 정일록 (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고문은 “70㏈에 가까운 철도소음이 야간 나온다는 것은 시민의 수면권을 침해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지하철의 공공성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시민의 수면권까지 침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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