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인근 ‘무인 성인용품점’… 교육환경 ‘독버섯’
초등학교 인근 ‘무인 성인용품점’… 교육환경 ‘독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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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걸어서 5분거리에 버젓이 오픈
투명 유리문 넘어 낯뜨거운 성인용품
등·하굣길 어린이들 호기심 자극 우려
교묘히 규제 피해… 학부모 거센 반발
2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한 초등학교 인근 무인 성인용품 판매점 앞을 초등학생 지나고 있다. 조주현기자
2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한 초등학교 인근 무인 성인용품 판매점 앞을 초등학생 지나고 있다. 조주현기자

인천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 무인 성인용품 판매점이 문을 열어 논란이 일고 있다.

매일 학생들이 오가는 길가에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다.

2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석바위로에 있는 매장에 가보니 투명한 유리문을 넘어 각종 성인용품이 한눈에 들어왔다.

곳곳에 성생활 편의점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고, 콘돔이나 여성 속옷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또 남자 캐릭터가 여자 캐릭터를 껴안은 채 낯부끄러운 문구를 적어 놓은 그림부터, ‘페로몬 향수, 러브젤, SM 용품’ 등 성인용품 판매 홍보 글귀도 있다.

이 상점은 성인인증을 한 후 가게 안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인증절차는 신분증을 기계 위에 올려두는 것이 전부라 호기심에 부모 신분증 등을 가져오면 아이들도 충분히 출입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까지 걸으면 걸리는 시간은 고작 5분. 직선거리로는 250m 떨어져 있다.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학교랑 너무 가까운 곳에 있는데, 교육적으로 당연히 안 좋지 않겠느냐”며 “아이들이 지나가다 관심을 두고 뭐 하는 곳이냐고 물어보거나 들어갈까 봐 걱정스럽다”고 했다.

또다른 학부모 B씨는 “주변에 술집만 생겨도 신경이 쓰이는데, 성인용품점까지 생겼다니 너무 신경 쓰인다”며 “아무리 아이들은 못 들어간다고 하지만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데 교육상 좋지 않다”고 했다.

학부모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지만, 무인 성인용품점을 규제할 방안은 없는 상태다.

학교 반경 200m 내인 교육환경보호구역에는 성인용품 판매점이 들어설 수 없지만, 겨우 50m 차이로 법망을 피했기 때문이다.

또 현행법상 성인용품점은 지자체 허가가 필요 없는 자유업종이라 인천시에서도 단속할 근거가 없다.

인천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200m 이내에 있다면 사법기관에 고발할 수 있지만 200m가 넘어가는 경우 안타깝게도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행정적인 부분을 잘 아는 업주들은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성인용품점을 차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과 공조해서 현장에 나가 점검을 하고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김경희·김승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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