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특혜·사모펀드 투자 관여 안해”… 각종 의혹 직접해명
“만신창이가 됐지만… 지금 시점에서 거취 표명은 무책임”
野3당 “국회 기습침략·불법 셀프인사청문회” 강력 반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받아 국회에서 전격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는 여야가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1차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시한인 이날까지 인사청문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하자 조 후보자가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당은 조 후보자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강력 비난하고 나서 여야간 공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의혹과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면서 “과분한 기대를 받았는데도 큰 실망을 안겨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딸 논문과 인턴십·수상 관련 의혹, 서울대와 부산대 장학금 수령 논란, 사모펀드 및 웅동학원 논란 등 핵심 의혹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특히 ‘거취 표명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거취 표명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만신창이가 됐지만 할 수 있는데까지 다 해보겠다”고 밝혀,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 후보자는 배우자와 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민정수석이 되고 난 뒤 개별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펀드에 투자하면 되겠냐고 공식적인 질문을 했고, 펀드투자가 허용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저는 물론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든 운영이든 그 과정을 알 수가 없었고 따라서 관여도 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는 5촌 조카는 저희 집안의 장손으로 제사 때 1년에 한 번, 많아야 2번 본다”면서 “5촌 조카가 빨리 귀국해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중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 ‘관악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장학금 신청 및 전화 연락을 한 적이 없다”면서 “아이도 동창회 측으로부터 선정됐다고 연락받았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2학기 때 의학전문대학원에 간 상태에서 휴학했는데 그때 장학금을 받은 것을 알게 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아이에게 (장학금을) 반납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 아이가 반납하고 싶다고 해서 장학회에 전화했는데 반납 불가하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특히 딸이 지난 2007년 7∼8월 2주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 생활을 한 뒤 의학 논문 제1저자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당시에는 그 과정을 상세히 알지 못했고, 최근 검증 과정에서 확인하게 됐다”며 “학부모 참여 인턴십은 재학 중인 고등학교 담당 선생님이 만든 것에 아이가 참여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나 누구도 (인턴십과 관련해) 교수님에게 연락을 드린 적이 없다”면서 “당시에는 1저자와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웅동학원 관련 논란에 대해 “1998년 제가 유학할 때 학교 관련한 일들이 벌어졌고 학교는 완공됐지만, 비용이 지불되지 못해 선친과 동생이 빚을 지게 됐다”며 “동생은 학교 공사대금 채권을 갖게 됐지만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학교에 대해 가압류 등 조치한 적 없고 (소송은) 채권 확인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조 후보자를 강력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 후보자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기습 침략했다”면서 “주권자의 권리에 대한 명백한 테러이다”고 비난했다. 특히 “사학투기 게이트, 사기와 불법의 조국펀드 그리고 특검과 반칙의 인생으로도 모자라서 이제는 국회를 후보자 개인의 일방적인 변명, 기만, 선동의 장으로 전락시키겠다는 것이냐”면서 “법치 유린, 국민 무시, 의회 모독이다”고 성토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이라며 “관련 법률들을 검토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전원을 권한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도 논평에서 “셀프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오히려 역겹다”면서 “국회의 권위와 역할을 무시하고 기자간담회를 밀어붙이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오만, 결국 민심의 부메랑으로 다가갈 것이다”고 비판했다.
김재민·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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