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분들의 성원으로 염원하던 장사 등극을 이뤄냈습니다. 앞으로도 과정에 충실해 현재의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4일 ‘2019 추석 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105㎏ 이하) 결정전에서 김민우(창원시청)를 3대1로 제압하고 데뷔 10년 만에 첫 꽃가마에 오른 ‘늦깎이 장사’ 박정진(32ㆍ경기 광주시청).
박정진은 “제주도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며 묵묵히 뒷바라지 해준 아내와 무럭무럭 자라는 14개월 된 딸 소율이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신동헌 광주시장님과 민강원 광주시씨름협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9년 경남대를 졸업한 박정진은 성남시청에서 실업에 데뷔한 뒤 10년간 여러 팀을 거친 끝에 올해 1월 증평군청에서 광주시청으로 둥지를 옮겨 새 출발을 다짐했다.
올해 7월 선수권대회 역사급 패권을 비롯해 일반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지만, 민속씨름대회서는 2014년과 2016년 각 한 차례 1품(2위)이 최고 성적일 정도로 장사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박정진은 광주시청에서 ‘명장’ 최기선 감독을 만나 함께 목표를 세운 뒤 경기 스타일 변화를 통해 거듭났다.
박정진은 “2009년 성남시청 선수로 뛰었을 때 합동훈련을 하면서 최 감독님을 처음 만나게 됐다. 당시 푸근한 인상으로 제게 많은 격려를 보내주신 감독님과 ‘언젠가는 꼭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올해 한 팀에서 인연을 맺고 세심한 가르침을 받아 좋은 성과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정진은 입단 후 최 감독과 논의를 통해 자신의 장기전 형식의 경기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들배지기와 밀어치기 공격 등을 앞세운 선제적이고 접근전 스타일로 변화를 꾀했다.
이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과 밧줄타기 등 체력과 근력 보강에 힘쓴 그는 변화한 스타일에 맞는 템포와 박자를 익힌 끝에 10년 만에 고대하던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박정진은 이제 또 하나의 도전을 위해 힘껏 샅바를 당기고 있다. 다음달 열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통한 ‘부부 금메달리스트’가 그 목표다.
부인인 양은혜(32)씨는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역도 국가대표이자 고교시절부터 2017년 전국체전까지 총 30여개의 메달을 수확한 역도계의 전설로, 아내의 명성을 이어 생애 최초로 전국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박정진은 “제게 첫 장사타이틀의 영예를 안겨준 ‘기회의 땅’ 경기도 대표로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서 생애 첫 전국체전 우승에 대한 열망을 피력했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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