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치명적인 가축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이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병, 이전까지의 예방ㆍ치료 경험이 없다 보니 곳곳에서 근거 없는 괴소문이 떠돌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오전 6시30분께 파주의 한 돼지 농가에서 ASF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19일인 오늘에 이르기까지 ASF 발병 원인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사흘간 전국 양돈업계와 소비자 사이에서는 뜬소문이 나도는 중이다.
한 가지 풍문은 ‘발병지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ASF가 최초로 확진됐던 파주 돼지농장이 평소 관련 업계에서 ‘우수사례’로 꼽혀올 만큼 철저한 관리를 해왔다며, 원발농장은 다른 곳일 거라는 추측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16일 오후 6시 파주의 해당 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경기도 위생시험소가 시료를 채취한 결과 ASF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설명했음에도 믿기 어렵다는 이유다.
또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북한에서 ASF가 발병한 만큼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기 이미 발병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상당수는 최근 한반도를 덮친 태풍 ‘링링’으로 인해 북한에서 ASF 바이러스가 유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지만, 혹자는 6~7월부터 전염됐다는 분위기다.
심지어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둔 억측이 더해지기도 한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임용 과정을 두고 말이 많았던 것을 두고, 이 이슈를 묻기 위해 ASF 발병 소식을 늦게 발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ASF 발병이 중국 정부 탓이라는 말도 돈다. 지난해 ASF가 발병한 중국이 제대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아 파주와 연천지역까지 전이됐다는 설이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아직 ASF 발생 원인은 조사 중”이라며 “불안감과 우려가 커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실이 아닌 부분을 퍼트리는 것은 최대한 자중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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