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배우는 유쾌한 ‘청렴교육’ 신선

법 위반·처벌 사례 위주 딱딱한 교육 내용
공연 보고 퀴즈 풀며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

안녕하십니까? 부천 송내초등학교 교장 신정자입니다.

교사를 거쳐 교감, 교장에 이를 때까지 40년 가까운 교직생활 동안, 반부패 청렴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항상 존재하는 것에 대해 무관심한 것처럼 그저 그렇게 큰 관심 없이 평교사를 거쳐 교감, 교장에 이르는 교직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몇 년 전 청탁금지법이라는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난 후부터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나 또한 반부패 청렴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그러나 법령 위반과 처벌, 신분상 불이익이라는 것에 대한 관심일 뿐 나 스스로가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수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었으며, 반부패 청렴 교육 또한 ‘또 하나의 업무’로 부담이었다.

올해도 그러한 부담을 느끼면서 부천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한 반부패 청렴 관련 교육에 참석했다. 그동안 실시한 청렴교육은 일방적이면서 지시적으로 법률적인 방법을 알려주며 청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권고였다. 이번에는 교육장소에 들어서는 순간, 예전과는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청렴 관련 퀴즈도 풀게 하고, 청렴교육 관련 기념품도 나눠 주며 청렴과 관련된 공연이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청렴교육이 시작되자 경기교육의 청렴성이 상승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과 함께 ‘역사속에서 찾아보는 청렴이야기, 웃겨서 죽을 수 있다’는 크레딧과 함께 ‘궁예’를 패러디한 청렴연극 <청예>가 시작됐다. 그리고 화면에 비춰지는 문구 ‘즐겁다! 청렴아!’, 내가 아는 청렴은 법위반과 처벌 사례를 소개하는 무겁고 어려운 교육인데 ‘청렴이 즐겁다니?’ 의문이 생겼다. 이 의문은 청렴공연이 진행되면서 풀리고 있었다.

너무나도 청렴해서 ‘부패’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뷔페’조차 싫어했다는 ‘청예’, 부패라면 ‘청예’에게도 가차없이 철퇴를 휘두르는 ‘청부장’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3만 원 이상의 식사, 5만원 이상의 축의금, 취직 청탁 등과 같이 청탁금지법을 어긴 사례 등을 웃음과 해학으로 풀어 관객 호응이 가장 뜨거웠던 청렴퀴즈까지, 웃고 즐기는 가운데 적어도 ‘청렴교육’ 만큼은 즐거워졌으며, 반부패 청렴에 대한 지금까지의 인식에 대한 나 스스로의 변화가 생기고 있었다. 이처럼 탑다운의 청렴교육이 아닌 일상에서 느끼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유쾌하고 신선하며, 함께 동참하는 한바탕 축제 같았던 경기도교육청 청렴공연단의 청렴만세에 큰 박수를 보낸다. 청렴은 정말 즐거웠다.

부천 송내초 신정자 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