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옹호센터, 주거빈곤 위기 아동 위한 관심 촉구…“아동주거권옹호연구 결과 토대로 주거기본조례 마련 시급”

조연지 양 가족이 살고 있는 식당 건물 옆 놀이터는 도로와 인접해 매우 위험한 조건을 띄고 있다
조연지 양 가족이 살고 있는 식당 건물 옆 놀이터는 도로와 인접해 매우 위험한 조건을 띄고 있다

10월7일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향한 관심을 높이고 주거가 기본적인 권리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UN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이다. 하지만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지하ㆍ옥탑방, 비닐하우스ㆍ쪽방ㆍ고시원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주거빈곤아동수’는 94만 4천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아동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로 특히 도내 주거빈곤 아동수는 약 23만 명으로 서울 다음으로 많은 수치이다.

이에 본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옹호센터는 기획기사를 통해 도내 최저주거기준 미달이거나 비주택 등 열악한 주거에 생활하며 고통 받는 아이들의 사례를 점검하며 주거빈곤 아동의 현실을 파악하고 아동주거정책 개선점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비가 오는 날이면 침수 걱정에 잠을 설친 게 하루 이틀이 아니에요.”

포천에서 할머니, 엄마, 삼촌 가족과 함께 사는 조연지 양(10ㆍ가명)은 매번 비가 오는 날이면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조 양의 집은 한 음식점 건물이다. 건물 옆 공터 주차장은 조 양의 놀이터이며 그 옆으로는 안전펜스도 없이 도로 위에서 차가 빠른 속도로 오간다. 주위 환경도 문제지만 거주하는 건물도 문제다. 샌드위치 패널로 겨우 구분해 놓은 방은 비가 오면 바닥 장판에 물이 스며들어 집 안에 있을 수가 없다. 아울러 화장실도 외부에 위치해 밤마다 화장실에 가기 힘든 상태다.

조 양 가족이 살고 있는 식당 건물 내부는 바닥 장판에 물이 쉽게 스며들어 주거 애로가 많은 상태다.
조 양 가족이 살고 있는 식당 건물 내부는 바닥 장판에 물이 쉽게 스며들어 주거 애로가 많은 상태다.

조 양의 어머니 김씨는 “주거빈곤 때문에 낮에는 아이들의 안전 문제, 밤에는 수면 및 휴식 문제가 심각한 상태”라며 “아이들이 자랄 수록 열악한 환경이 더욱 부각되다보니 걱정과 미안함이 앞선다”라고 한숨 쉬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옹호센터가 주거기본조례 등을 마련해 주거빈곤 위기 아동을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는 일찌감치 비주택 문제를 인식하고 도내 북부 지역 중 포천을 중심으로 비주택 거처 아동가구의 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하고자 ‘아동주거권옹호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거급여, 공공임대주택지원 등 주거취약계층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방안들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정책에 대한 정보 접근성 부족,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부족, 보증금 본인 부담금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주거취약계층아동들이 주거빈곤 상황을 극복하기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센터는 이외에도 지역 내 주거취약계층의 현황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주거기본조례’ 마련을 위하여 지역 내 시의원들과 함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서 취약계층 주거지원 마중 사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기대가 크다”라며 “또 다시 패딩을 입고 다가오는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하는 이웃들이 많은 만큼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이들에게 안전하고 살기 좋은 환경이 제공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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