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고 조정 선수들의 “하늘나라 은석이에게 바치는 금메달”

훈련중 사고로 숨진 故 김은석군 아픔 딛고 값진 金2ㆍ銀1 획득

▲ 7일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조정 남고부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한 수원 수성고의 이승민, 남기욱, 임종주, 오윤재(왼족부터) 선수가 나경록 학교장과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수성고 제공

“하늘나라로 간 은석이에게 선배들이 일군 금메달을 받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간절함으로 일군 메달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값지게 여겨집니다.”

7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조정 경기가 열린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는 각 종목의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한 가운데, 수원 수성고 선수와 지도자, 학교장은 남다른 의미의 금메달 2개에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스러워 했다.

‘전통의 조정 명가’인 수성고 선수들은 이번 대회서 남기욱ㆍ오윤재ㆍ이승민(이상 3년)ㆍ임종주(2년)가 팀을 이룬 쿼드러플스컬(6분20초46)과 오윤재의 싱글스컬(7분12초87) 금메달에 무타페어(이승민ㆍ남기욱, 7분19초84)에서도 1위에 불과 0.77초 차 은메달을 수확하며 경기도 조정의 종합우승 2연패 달성을 견인했다.

수성고의 우승 의미가 남다른 것은 지난 8월 15일 용인조정경기장에서 훈련 도중 불의의 배 전복 사고로 인해 1학년생 김은석 군을 잃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동료를 잃은 충격과 슬픔에 빠진 선수들은 사고 수습과 심리치료 등을 하느라 한달간 훈련을 하지 못했다.

대회 개막 20일을 앞둔 지난 9월 16일에서야 웨이트트레이닝, 에르고메터 훈련 등 지상훈련을 시작한 수성고 선수들은 불과 대회 개막 10일전에 수상 훈련을 했다.

더욱이 오랫동안 노를 잡고 수중 훈련을 하지 못한 까닭에 선수들의 손바닥이 터져 피고름이 흐를 정도의 악조건이었지만, 고인이된 후배에게 금메달을 받치겠다는 열정 앞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올 시즌 화천평화배대회, K-water사장배대회 종합우승과 장보고기대회 준우승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예고했던 수성고는 이번 대회서 금메달 3개를 바라봤으나, 이날 결승이 열리기 이전까지도 적은 훈련량 때문에 목표 달성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근래 10여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거뒀고, 그 원동력은 선수들 스스로 해내자는 의지와 자신감의 결과였다.

박세창 감독과 박종대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수성고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둬 은석이한테 받치자”며 의기투합 했고,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자율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부족한 훈련량을 정신력으로 극복해 냈다.

주장 남기욱은 “우리 모두 후배 몫까지 다하자는 다짐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면서 “모두가 집중해 최고의 성적을 거둬 다행이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지난 사고로 인해 누구보다도 마음고생이 많았던 나경록 학교장과 박진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 역시 대견스런 선수들의 모습에 눈물을 훔치며 감격스러워 했다.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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