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타고, 만지고… 도내 실내동물원 안전사고 ‘무방비’
올라타고, 만지고… 도내 실내동물원 안전사고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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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하나 놓고 관람객 맞이… 무분별 접촉 빈번
사고·감염 우려… 허가제 변경 등 관련법도 국회 계류
업체 “매뉴얼 작성, 안전·위생 관리 철저히 할 것”
7일 경기도의 한 실내동물원에서 어린이 관람객이 야생동물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채 먹이를 주고 있다. 김해령기자
7일 경기도의 한 실내동물원에서 어린이 관람객이 야생동물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채 먹이를 주고 있다. 김해령기자

7일 경기도의 A 실내동물원. 100여 종의 가까운 동물들이 있는 이곳은 일 평균 300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고 있다. 동물원에는 카피바라, 라쿤 등 대형견 크기의 야생동물부터 토끼, 왈라비, 고슴도치까지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울타리 하나를 놓고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관람객과 동물들의 거리는 1m도 채 되지 않은 거리였다. 어린 아이들이 울타리 넘어 동물을 만지고 쓰다듬었지만 제재하는 직원은 없었다. 더욱이 울타리 내 치우지 않은 동물들의 배설물이 종종 보였지만, 동물을 만지기 전과 만진 후 손을 닦을 공간은 없었다.

또 다른 도내 B 실내동물원에서는 직원들이 라쿤 먹이주기 체험을 진행해 체험에 나선 아이들에게 “쓰다듬어봐라”며 권유하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한 아이가 카피바라에 올라타려는 시도도 했지만 이를 막는 직원은 어디에도 없었다.

실내동물원 확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실내동물원의 안전장치 및 청결 관리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주 고객인 어린이들이 사고 위험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동물원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운영되며 작은 동물을 작은 규모로 전시하는 공간에 대한 법은 전무, 이를 제재할 기준 및 관리 지침 또한 마련돼 있지 않은 탓이다. 현재 이 같은 동물원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동물원 외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는 법안인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발의됐지만,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동물원 총 107개 중 실내동물원은 50개(경기도 13개)로 절반 정도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안전장치가 거의 없는 실내동물원이 공중보건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장소라고 지적했다. 한 동물전문가는 “실내동물원에서는 만지는 수준이 아닌 얼굴을 가까이 대거나 입맞춤 등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동물 질병이 관람객에게 전파될 수도 있고 관람객이 지니고 있던 질병을 동물에 옮기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한 실내동물원 관계자는 “전시된 동물들은 애완견처럼 온순하다. 오히려 야생에 있을 때보다 관리도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안전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물구조119, 어웨어 등 동물권 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실내동물원 확산을 규탄한 바 있다. 실내동물원이 동물 복지를 훼손, 감염병 확산 우려를 키운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동물원의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꿀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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