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남편이 아이를 심하게 때렸습니다

Q. 며칠 전 남편이 아이를 때렸습니다. 막대기로 아이를 때리고, 욕설도 퍼부었습니다. 말리려고 했으나 남편은 이미 흥분상태여서 제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밤새 아이가 잠을 못자고 뒤척이는 것 같았는데,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등교했습니다. 남편도, 아이도 이대로 나둬도 괜찮은 걸까요?

A. 자녀를 때리는 남편과 두려워하는 아이 사이에서 많이 놀라고, 고통스러우셨을 것 같습니다. 한 바탕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큰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어머니 마음이 이해됩니다.

하지만 지금 어머니의 용기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채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어머니께서 ‘이대로 나둬야 하냐’ 생각하신다면 분명 어머니 마음에도 염려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추후에 많은 후휴증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서적 충격을 넘어서 정신증적 문제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충격적인 사건(trauma)를 경험한 아동은 극심한 불안을 느끼고 이 사건은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떠오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동들은 초기에 침묵합니다.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위협적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흥분해서 소리지르거나 발작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은 몇 달 후에 나타나기도 하니 자녀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 우선 아동보전문기관으로 신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찰관과 조사관이 함께 동행 가정방문 하기 때문에 한결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건을 말씀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사건의 경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고를 한다고 해서 아버지가 당일 구속되거나 엄청난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아버지를 만나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최대한 신고자의 의견이 반영됩니다.

만약 신고가 망설여지거나 자녀분의 심리적 어려움을 어떻게 다뤄야할지 모르시겠다면 청소년상담전화 1388로 전화를 주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청소년상담전화 1388은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며, 전화상담 뿐만 아니라 문자상담(#1388), 카카오톡 상담(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서 #1388과 친구 맺기), 사이버상담(www.cyber1388.kr)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하시길 바랍니다.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오석연 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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