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파트부지 수만t 생활폐기물… 수원시서 매립 의혹

상당수 ‘수원’ 인쇄… 주민도 “매교·세류동 쓰레기” 증언
공소시효 지나 수사는 중지… 市 “기록 없지만 확인할 것”

화성시 반정동 아파트 사업부지에서 발견된 폐기물이 수원 소재 업체로 드러났다. 이상문기자
화성시 반정동 아파트 사업부지에서 발견된 폐기물이 수원 소재 업체로 드러났다. 이상문기자

화성시 반정동 아파트 사업부지에서 수만t의 생활폐기물이 발견(본보 9월10일자 6면)된 가운데 해당 토지를 수원시가 ‘비위생매립장’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하지만 화성시 의뢰로 해당 폐기물 매립 행위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공소시효(7년)가 지났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지, 진실규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대산플러스가 1천251가구의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는 화성시 반정동 3-14 등 7개 필지(8천33㎡). 수만 t의 생활폐기물을 걷어낸 뒤 토사를 채워넣어 복구했지만 여전히 각종 비닐 등 쓰레기가 흩날리고 있었다.

해당 부지와 바로 맞닿아 도로가 건설될 예정인 하천부지(11-2, 국유지)는 복구를 하지 않은 탓에 각종 폐기물을 드러낸 채 파란색 포장을 씌워놓은 상태였다.

땅에 묻혀 있는 폐기물 상당수가 ‘하이퍼 마켓(수원시 권선동)’, ‘신흥실업(수원시 교동)’, ‘온누리유통 수원점’ 등이라고 인쇄된 비닐봉투여서 수원지역 생활폐기물이 매립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1980~90년대 수원시 매교동과 세류동의 생활쓰레기가 대량 매립됐다는 지역주민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 한다.

반정동에서 30년째 살고 있는 박모씨(58)는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손수레 달린 경운기가 하루에 수십 여대씩 오가며 쓰레기를 매립하는 광경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당시에는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아 차가 다닐 수 없었고 당시 경운기 운전사는 수원 매교동과 세류동에서 가져온 쓰레기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폐기물이 매립된 토지주 중 한명인 A씨는 지난 8월27일 수원시에 ‘1985~2000년 비위생 매립지 리스트’, ‘1989~1997년 생활쓰레기 위탁 및 용역업체 리스트’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달 10일 수원시 생활쓰레기는 시에서 직영처리 했고 오목천동, 이의동 등 4곳의 비위생 매립지를 운영, 화성시 반정동에 매립한 기록은 없다고 답변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쓰레기 매립행위가 20여년이 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자료가 전상상에는 기록되지 않아 과거 자료를 통해 수원시가 화성에 쓰레기를 매립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산플러스가 문제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17억 원이 들었다며 전 토지주 6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첫 심리가 오는 11일 열릴 예정이다. 화성=박수철ㆍ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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