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내면을 바라보는 시선
[삶과 종교] 내면을 바라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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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대중들이 국가 존재의 의미를 질문 드렸을 때의 대답은 간결하게 말씀하고 계신다.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스스로 화합해 만든 공동체이다” 이와 같은 진리를 설하는 여러 논리의 가운데에서 우선으로 중요하게 사유해야 점은 개개인이 가진 존엄성의 가치에 있다.

부처님께서 활동하시던 시대는 왕을 중심으로 국가의 체계가 조직되고 운영되던 수직적인 문화가 강조됐다. 지금처럼 개인의 권리인권을 강조할 수 있는 배경에는 문화를 창조하고 규칙을 운영하던 주체가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팔만사천의 법문의 중심에는 인간이 중시하는 휴머니즘이 기초를 이루고 이러한 사상의 토대 위에 인간을 위한 철학이라는 심오한 가르침을 구성하고 있다.

중요한 논점은 또한 여러 분야의 학문이 인간에게 어떠한 혜택으로 작용하는가를 첫째의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이러한 인간 중심주의를 더욱 진보시켰고, 보편적이고 평등한 견해를 견지하면서 신흥종교에서 빠르게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간의 차별을 정당화했던 계급주의 타파를 완성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큰 요인이었을 것이다.

인간을 만물의 중심으로 인식하는 오만한 사상이 현대사회에서 여러 자연재해와 사회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더라도 지금의 세상은 중심은 인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그에 알맞은 역량인 포용력과 관대함이 인간이 지나쳐 왔던 역사의 흐름에서 간절히 요구되는 시대이다. 인간만이 우월한 존재가 아닌 모든 생명체는 존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등주의를 견지해야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가운데에서 세간(世間)은 세 종류로 이뤄졌다고 말씀 된다. 첫째는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인 기세 간이고, 둘째는 중생들이 서로 연결돼 영향을 주는 중생 세간이며, 셋째는 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음세간이다.

그렇지만, 현실을 바라보면 서로 가슴에 상처를 남기도록 노력하는 행위를 선동하는 것이 아닌가를 고민하게 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존재하는 국가의 권력은 과연 정당하게 집행되고 합리적으로 견제되고 있는가를 되새기게 되는 현실이 씁쓸하다. 올해에는 예년과는 다르게 가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해 국민의 시름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력이 화합해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서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세력의 과시를 보여주는 듯하다.

나의 존재는 개별적인 생명체라고 인식할 수 있으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여러 경계로 구성된 세계이다. 이 세계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바탕은 자체에 부여된 질서이다. 국가의 질서는 개인의 사유나 특정한 집단의 정치철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비판, 타협을 통해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

나의 견해를 고집하는 현실과 나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타협을 거부하고 민주적 절차와 의무를 팽개치고 특정한 집단의 이익을 고집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한 사람은 곧 국가를 이루는 최소한의 구성원이고 국가는 이러한 구성원의 묵시적인 계약에 의지해 정치권력을 이양받아 우주에 내재하는 보편적인 질서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실천이다. 현재의 사회적 현상을 살펴보면서 남을 탓하기에 앞서 나의 내면을 세심히 살피고 인간으로서 근원적으로 지닌 휴머니즘의 가치를 냉철하게 성찰해 봤으면 한다.

세영 스님 수원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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