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청 수사본부 "8차 사건 관련 이춘재 자백에 유의미한 내용있다"

이미 범인이 잡혀 20년 옥살이까지 마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마저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이춘재씨(56)의 자백으로 진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경찰이 이씨의 8차 사건 관련 진술에서 유의미한 내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8차 사건과 관련한 이씨의 자백 진술 안에 유의미한 부분이 있다”며 “진짜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그런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사본부에 따르면 현재 8차 사건과 관련한 수사방향은 크게 2가지로 진행 중이다.

첫 번째는 이씨의 자백에 대한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한 수사이며, 두 번째는 이씨의 자백이 진실일 경우 당시 수사에 과오 여부에 대한 조사이다.

경찰은 현재 이씨의 자백에 대한 신빙성 검증을 위해 다양한 심문기법을 활용, 범인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진술로 이끌어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이씨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수사기록 및 증거물 감정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남아있는 8차 사건 당시 증거물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클로버 종류의 풀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기는 했으나 이 사건과 유사한 수법의 미제절도사건에서 용의자 흔적이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창호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해당 증거물들은 당시에도 증거의 가치가 없어 검찰에 송치되지 않아 이를 통한 입증 가능성은 작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나머지 증거물들은 당시 검찰에 송치됐고 검찰은 증거물 보존 기간이 만료된 2011년 이후 이를 모두 폐기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씨의 자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자백대로 이씨가 범인일 경우를 대비해 당시 수사 과오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수사관들 중 일부를 만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은 국과수 감정결과를 믿고 윤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해 자백을 받았으며, 고문 등 가혹행위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수사본부는 국과수에 당시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결과에 대한 재검증을 요청했다.

당시 윤 씨를 수사한 형사들은 현재 모두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양(당시 13세)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몰린 윤씨는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확정받아 복역하던 중 감형받아 수감 20년 만인 2009년 가석방됐다.

그는 현재 “당시 고문당해 허위자백했다”며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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