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맹탕 인천시 국감, 자기 일 안한 부끄러운 국회의원
[데스크 칼럼] 맹탕 인천시 국감, 자기 일 안한 부끄러운 국회의원
  •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lmw@kyeonggi.com
  • 노출승인 2019.10.17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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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 15일 인천시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했다. 300만 인천시민의 관심이 모아지는 시간이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2시간30분이 걸렸다. 시민들은 감사위원인 국회의원들은 인천시의 각종 문제점을 지적할 날카로운 ‘창’을 들고 공격하고, 박남춘 인천시장 등 공직자들은 튼튼한 ‘방패’로 방어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국정감사의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공직자들은 쉽게 끝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겠지만, 언론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잠시 ‘기대치가 너무 큰 탓인가’라는 생각도 했지만, 기억을 되돌려보니 당초 큰 기대도 없었고 수준은 그 이하였다. 소위 특별한 공격수나 저격수 등 국정감사 스타는 없었다.

국정감사란 무엇인가. 국회(국회의원)가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 집행 등에 대해 벌이는 감사 활동을 말한다. 각종 자료요구 등을 통해 인천시 등 행정부에 대한 감사를 하고, 찾아낸 문제점 등을 비판을 하는 공개 청문회다. 국회의원이 가지는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로 꼽힌다. 인천시장을 불러내 야단치는 것은 물론 기업 총수까지 모조리 불러다 혼쭐(?)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목적대로라도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인천시의 예산과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잘못한 것을 찾아 바로잡았어야 한다.

그러나 인천시의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맹탕’이었다. 시장과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몇몇은 자신의 발언 시간이 왔을 때 선·후배를 운운하며 친분부터 내비쳤다. 시장이 1년 반 전까지만 해도 같은 국회의원(재선)이었던 탓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회의원들의 질문은 짧았고, 시장의 답변은 길었다. 질타하고 비판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질문을 한 뒤 시장의 답변을 듣는 듯 한 시간이었다.

어떤 의원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을 언급하며 인천의 교통혁명이라고 칭찬하는가 하면, 인천시의회가 나서서 추진한 인천상륙작전 당시 피해당한 월미도 원주민을 지원하는 제도까지 칭찬했다.

심지어 2019년 인천 최고의 이슈였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에 대한 부분도 특별한 것이 없었다. 새롭게 문제점 등이 드러나지도 않았고, ‘시장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 정도에 그쳤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보다 질문 시간이 길었고, 시장의 답변 시간은 짧았다. 다만 질문 내용의 질은 낮았다. 이미 나온 언론 보도를 재탕했기 때문이다. 역시 저격수는 없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유일한 인천지역구 의원은 야당임에도 ‘잘 챙겨 달라’, ‘노력해 달라’, ‘잘 협조해 달라’, ‘시장님 잘 해 달라’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비판 등은 없었다. 이에 시장은 ‘선배시장님의 조언…’, ‘도와준 거 잘 안다’, ‘도와 달라’ 등의 답변을 하며 훈훈한(?) 분위기였다.

2년에 고작 1번하는 국정감사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매달, 매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날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위원이라는 직함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최소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반성하면서.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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