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주민참여예산 사업비 삭감… 예산위원 ‘부글부글’

한마당 총회서 294개 사업 318억3천만원 제안… 60억 감액 조정
“민의 반영 사업비 일방적 칼질” 원성… 市 “문제예산 조정 필요”

인천시가 주민 총회를 거친 주민참여예산 사업 중 일부 사업비를 삭감해 2020년도 본예산을 편성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은 시가 임의로 주민참여예산 사업비를 줄이는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했다. 시는 이 자리에서 주민참여예산 사업비 중 일부를 삭감하는 내용의 검토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1억원 규모의 주민 제안 사업을 주민참여예산위 분과위원회가 실무 부서와 협의해 6천만원까지 감액한 것을 다시 500만원까지 삭감한 사업 등이 담겨 있다. 또 사업비를 전액 삭감한 주민참여예산 사업들도 있다. 시는 한 중소기업 관련 연구용역 사업이 용역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지난 9월 26일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2019 주민참여예산 한마당 총회’를 열고 예산 규모 318억3천만원의 주민참여예산 사업 294개를 제안받았다.

그러나 시는 앞으로 내부 심사 등을 통해 최대 60억원가량을 감액 조정할 것으로 보여 주민참여예산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주민 총회까지 거친 사업비를 시가 마구잡이로 잘라내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한 분과위원장은 “전액 삭감 예정인 주민참여예산 사업 중에는 주민 투표에서 1위를 받은 것도 있다”며 “실무 부서와 협의하고 주민 총회 등을 거쳐 정한 사업비를 시가 임의로 다시 삭감·조정하는 것도 많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 심사를 어느 정도 반영한 사업을 두고 주민 총회 등을 열어야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초 주민 총회를 거친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예산에 편성하기로 확정한 것이 아니다”면서 “시에 편성을 제안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내부 심사 과정에서 다른 사업과 겹치는 등의 문제를 보인 것들은 사라지거나 축소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15일 회의에서 나온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최종 선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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