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원천동·용인 영덕동 일부 빅딜 ‘학군 문제’ 해결 ‘집값’ 상승
수원 망포동·화성 반정동 경계조정 양측 지가하락 우려의 목소리
전국 최초의 행정구역 경계조정 사례가 최근 경기도에서 탄생, 도내 곳곳에서 경계조정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경계조정으로 도민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자체 간 경계조정이 주민들의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지가하락 등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21일 경기도와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수원시와 용인시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면서, 수원시와 용인시 행정구역이 최종 조정됐다. 이에 따라 수원시 원천동 42번 국도 주변 준주거지역 원천 홈플러스 인근 4만 2천여㎡(홈플러스 제외)는 용인시로, 용인시 영덕동 청명센트레빌 아파트 일대 8만 5천여㎡는 수원시로 각각 편입됐다.
이 결정으로 센트레빌 아파트 주민들의 가장 큰 걱정이었던 ‘장거리 통학’ 문제도 사라졌다. 경계조정이 이뤄지기 전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200여m 거리의 수원 황곡초등학교 대신 1.19㎞ 떨어진 용인 흥덕초교로 통학해야 했다.
‘학군 문제’가 해결되면서 ‘집값’이 상승하는 뜻밖의 이득도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이 아파트(125.6㎡)의 실거래가는 경계조정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7월 4억 5천만 원에서 지난달 5억 3천만 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비슷한 생활권에 있는 황골 주공 1ㆍ2단지 등 영통동 내 다른 아파트들은 실거래가 변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으로 볼 때, 센트레빌 아파트가 ‘경계조정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해당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센트레빌은) 경계조정 논의가 활발히 이뤄진 시기부터 집값이 올랐다”며 “현재 6억 원(125.6㎡)의 매물이 나오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이처럼 경계조정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행정구역 변경에 따른 지가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진행된 ‘수원-화성 간 경계조정 공청회’ 결과 공고를 보면 수원 망포동과 화성 반정동의 경계조정이 이뤄질 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피해를 걱정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청회에서 망포동 토지 소유주와 반정동 소재 한 교회 관계자 등은 지가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경계지역 주민들의 생활권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의 정책이지만,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최대한 소통하고 설득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경기지역에서 경계조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거나 갈등을 빚는 곳은 ‘수원-화성’을 비롯해 ‘광명-안양’, ‘의왕-안양’ 등 10여 곳에 달한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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