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사업장 최근 3년간 35세미만 산재 비율만 51.3%
1주일에 청년 1명 이상은 다쳐 회사 측 “부상 예방에 최선”
인천의 청년들이 소셜커머스 기업 ‘쿠팡’의 사업장에서 골병들고 있다.
청년들은 인천 메가물류센터 등 지역의 쿠팡 사업장에서 1주일에 1명 이상 꼴로 다치거나 몸이 상하고 있다.
23일 민경욱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인천 연수을)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인천지역 부상 재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지역의 쿠팡 사업장(자회사 포함)에서 발생한 3일 이상 휴업 산업재해는 2019년(8월 말 기준) 83건, 2018년 141건, 2017년 115건 등 모두 339건이다. 같은 기간 인천에서 일어난 산재 전체(8천365건) 중 약 4.1%가 단 1곳의 기업에서 일어난 것이다.
특히 인천의 쿠팡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 중 만 35세 미만(85년생까지) 청년의 산재 비율은 무려 51.3%(17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에서 일어난 청년 산재 전체(1천502건) 중 11.6%로, 1주일마다 청년 1명 이상이 인천의 쿠팡 사업장에서 산재를 당하는 꼴이다.
쿠팡 인천메가물류센터와 인천6물류센터에서 2년 3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한 A씨(22)는 “쿠팡 로켓배송 광고를 볼 때마다 씁쓸하다”며 “그 뒤에는 청년들의 피와 땀이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안전장비는 면장갑과 안전화가 고작”이라며 “그나마 안전화는 항상 근로자수 보다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6월 13일 서구 오류동의 쿠팡 인천메가물류센터에서는 김모씨(91년생)가 기계·설비에 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2018년 2월 4~5일에 메가물류센터 인근에 있는 인천1물류센터에서는 황모씨(95년생), 박모씨(97년생)가 떨어진 물품에 맞아 잇따라 다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 관계자는 “산재는 발생에는 보통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는 게 맞지만, 무엇보다 사업주와 노동자 모두 안전을 신경 쓰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쿠팡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에 좀 더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인천의 쿠팡 사업장에서 많은 산재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안전장비 부족, 부족한 인력, 시간에 쫓기는 근무환경, 사후약방문식 예방 조치 등이 꼽힌다. 또 쿠팡만의 고용체계 역시 문제다.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기 노동자를 많이 뽑는 쿠팡의 고용체계가 인천의 청년들을 골병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정은 인천청년광장 대표는 “쿠팡의 산업재해 문제는 단기 노동자를 많이 뽑는 고용체계 자체에서 나오는 문제”라며 “사람을 도구처럼 취급하는 쿠팡의 태도는 반드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물류센터 및 배송담당 직원을 직고용하고 있으며, 부상의 경중을 불문하고 산재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안전보건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를 운영하는 등 산재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인천의 쿠팡 사업장은 물류센터 7곳 등 모두 20여곳에 이르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약 4천500명에 달한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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