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증거물, 이춘재 DNA 미검출

진범 논란이 일고 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증거물에서 이춘재(56)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4일 브리핑에서 “최근 국과수로부터 이춘재의 DNA를 비롯해 다른 남성의 DNA는 나오지 않았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양(당시 13세)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으로, 당시 윤씨가 범인으로 잡히며 20년간 옥살이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앞서 경찰과의 대면 조사에서 8차사건마저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이씨의 자백으로 진범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춘재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자 현재 남아있는 8차 사건 당시 증거물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토끼풀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기는 했으나 이 사건과 유사한 수법의 미제절도사건에서 용의자 흔적이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창호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었다.

이와 함께 앞서 의뢰한 10차 사건의 증거물에서도 이씨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춘재의 DNA가 증거물에서 나온 사건은 화성 사건의 3ㆍ4ㆍ5ㆍ7ㆍ9차 사건 등 모두 5건이다.

2차 사건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은 현재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이씨가 자백한 살인사건 중 1989년 7월18일 화성군 태안읍에서 발생한 김모양(당시 9세)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시체유기 장소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씨가 지목한 장소와 실제로 유류품이 발견된 장소와는 거리가 100여m 이상 차이가 있어 경찰은 이춘재의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김 양이 실종된 지 5개월여가 지난 뒤 인근 야산에서 치마와 책가방 등 10여점의 유류품을 발견했고 이 가운데 7점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 3점에서 인혈반응이 나왔지만 혈액형은 판정 불가라는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은 유류품이 발견된 사실을 김 양의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씨는 자백한 사건들에 대해 현재까지 일관성 있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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