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쓰러져 힘든 시간을 보냈던 88세 할머니가 남수단 어린이들을 위해 2천만 원을 기부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 젊은 여성이 수원교구 사무처 해외선교실을 찾았다. 병환 중인 어머니 천영례 (88ㆍ스테파니아, 분당성요한 본당)씨를 대신해 남수단 어린이 무료급식 후원금 2천만 원을 기부하기 위해서다.
4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려져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천영례씨는 현재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정도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 그는 방송을 통해 기근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보고 늘 기부를 생각했다. 그러다 뇌졸중으로 극한 상황에 놓이자 기부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방법을 고심했다. 때마침 교구 해외선교 홍보지인 ‘하느님의 일’을 보고 남수단 어린이 무료급식 후원을 결심한 것.
교구를 찾은 천 씨의 딸은 “어머니의 작은 도움으로 배고픔에 시달리는 남수단 아이들이 한 끼라도 제대로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마음을 대신 전했다.
유주성 수원교구 해외선교실 실장 신부는 “천영례씨를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남수단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느껴진다”면서 “어머니의 뜻대로 남수단 아이들의 무료급식 지원에 잘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정성이 깃든 봉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40년간 신앙생활을 해온 기부자 천영례 씨는 레지오 활동과 노인대학을 수료하는 등 본당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며 재속 프란치코회에서 종신 서원을 받기도 했다.
한편, 교구 해외선교실은 2008년부터 아프리카 남수단과 잠비아 선교지를 통해 매년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급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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