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시민의 생명·재산 지키는 재난대응 훈련

지난 7월에 개봉한 재난 영화 ‘엑시트’는 도심전체가 유독가스로 뒤덮여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점은 쓰레기 봉투와 테이프로 보호의 만들기, 바람으로 오염물질 날려 보내기, 담요와 대걸레로 응급 환자 이송을 위한 간이침대를 만드는 법, 방독면 정화통 교체 시간 등 재난대응법을 흥미롭게 연출한 것이다.

재난이 발생한 비상상태에서는 구조물품도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들로 재구성해 쓰는 등 초기대응을 잘 해야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특히 자연재난보다 예측가능성이 낮은 사회재난의 경우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지 않는 이상, 누구든 그 상황에 맞닥뜨리면 당황하기 마련이기에 평소 대비를 잘 해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종 재난과 테러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4조9에 따라 매년 재난대비훈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제35조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재난대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중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에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있다.

2019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다음달 1일까지 인천시의 중점훈련, 매뉴얼 숙달훈련, 군·구 자체훈련, 다중밀집시설 및 화재취약시설 대피훈련, 불시 비상소집훈련, 불시 화재대피훈련, 지진대피훈련 등을 한다.

인천시는 최근 국내에 잇따라 발생한 지진, 요양시설 화재사고,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 등을 대비, 재난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앰코 코리아’를 배경으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재난 상황을 설정한다. 그에 따른 긴급구조, 대응, 수습·복구 활동을 28개 유관기관 및 단체 1천여명이 참여해 전방위적으로 현장 종합 대응 훈련을 한다.

또 지역 재난환경 및 최근 발생 주요 재난을 고려해 다중밀집시설 대형화재, 해양선박사고, 대규모해양오염, 가축질병, 식용수 등 12개의 재난 유형에 대한 매뉴얼 숙달훈련을 한다. 발생 가능한 재난상황을 확인하고 각 유관기관의 임무와 역할을 점검함으로써 재난 대응 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요소 등을 발굴해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자주 오는 상황이 아니라고 간과하기보다 재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자신이 속한 지역, 건물 등 환경에 맞게 미리 대비하는 것이 안전한 도시 인천을 만들 수 있다. 재난 유형별 국민대피요령, 가까운 대피소 찾기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은 우리 시 홈페이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 나와 있으니 모든 시민이 반드시 숙지하고,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면 한다.

최근에는 고농도 미세먼지도 사회재난으로 분류하는 등 앞으로 더 다양한 재난 유형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맞게 법이 개정되고, 경우에 따라서 관련법이 강화되겠지만, 실제 재난을 대비하고 대응하는 데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한편, 1인가구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혼자 비상 대응하기 어려운 것을 대비한 커뮤니티 기반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사회구성원 변화에 따른 재난대비 기본 계획의 변화도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이 같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시민 등이 공동의 위기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우리를 보호하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길 바라며, 안전한국훈련에 모든 시민의 참여를 적극 당부드린다.

한태일 인천시 시민안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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