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코카콜라보다 맛있다던 ‘뉴코크’ 실패한 이유

물건을 가지면 잘 바꾸지않는 ‘소유효과’
이득없인 움직이지않는 ‘현상유지편향’ 등
소비자 이용하는 심리마케팅 제대로 인지
주체적이고 현명한 소비 습관 만들어야

심리학은 우리의 모든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경제에서도 예외는 없다. 금융회사, 기업, 집 앞에 있는 마트 심지어는 아파트 벼룩시장에서까지 우리는 전형적인 심리현상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 행동을 예측 당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히 사용되고 알고 나면 너무 쉽고 단순한 심리 효과로 ‘소유효과’, ‘현상 유지 편향’, ‘사후 가정 사고’ 등이 있다.

‘소유효과’란 어떤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그 물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애착을 가지는 심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벼룩시장에 쓰던 물건을 내놓을 때 원래 주인은 자신의 물건에 대한 애착으로 인해 제3자가 생각하는 물건의 적정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예로는 마트나 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맛없으면 100% 환불(교환)’이라는 광고 문구이다. 이런 광고를 볼 때마다 정말 맛없다고 환불하는 사람을 본적이나 들은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의아했었는데 사실 여기에는 광고회사의 전략이 숨어 있다. 소비자는 일단 물건을 사서 물건이 자신의 소유가 되면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이용해 맛과 품질을 보장한다는 신뢰를 주면서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는 전략으로 이용한다.

‘현상 유지 편향’은 특별한 이익이 없다면 현재의 행동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심리 현상이다. 1985년 코카콜라 회사에서는 신제품인 ‘뉴코크’를 야심차게 출시했다. 로베르토 고이주에타 전 코카콜라 회장은 뉴코크를 출시하면서 “이렇게까지 성공을 확실하게 보장해 줄 만한 신제품은 지금까지 없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했고, 출시 전 소비자들에게 약 20만 번의 시음회를 거쳐 60%의 소비자에게 뉴코크가 기존의 코카콜라보다 더 맛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뉴코크’를 출시하자 소비자들은 기존의 코카콜라를 계속해서 마셨고 좀처럼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지 않았다. 결국 뉴코크를 예상과 달리 경쟁에서 대참패를 하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마지막으로 ‘사후 가정 사고’는 이미 일어난 사실과는 다른 행동이나 결과를 상상하는 것을 말한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투자나 주식이 돈을 잃거나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성을 이유로 들어 투자와 주식을 꺼리고 예금적금, 연금과 같이 안전한 재테크 방식을 선호한다. 그러나 미래에 사후 가정 사고를 하게 될 수 있는데, 이 사고방식에 따르면 사람들은 ‘예전에 내가 **에 주식투자를 했다면 어땠을까?’, ‘적금 말고 좀 더 도전적인 방식으로 재테크를 해볼 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후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심리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는 더욱 더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도 있다. 금융회사와 기업, 마트 등이 우리 소비자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전략적으로 행동을 하는데 우리가 거기에 넘어가 그들이 원하는 대로 경제생활을 할 수는 없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심리현상 이해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욱 주체적이고 현명하고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하게 되면 좋겠다.

홍경진 파주 운정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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