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돼지열병 소강상태, 이제 지역경제 챙기자
[데스크 칼럼] 돼지열병 소강상태, 이제 지역경제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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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상륙은 시간문제인데 예방 백신도 없어요. 국내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겁니다. 철저한 원천 차단이 중요한데…” 지금은 퇴직한 경기도 고위 축산직 공무원이 지난 5월 무렵 기자를 만나 걱정스럽게 말을 흐렸다. 당시에는 실감 나지 않았지만 지금 그 공무원의 우려는 현실화됐다.

5월 상황은 ASF가 동남아시아에서 창궐했고, 중국에도 발병해 심각한 타격을 줬다. 방역당국도 ASF 동향 파악을 하면서 우리나라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기였다. 그때도 정확한 감염 경로나 매개체가 파악되지 않았고 전 세계적으로 치료 백신도 없다는 사실이 축산 방역 당국에게 ASF는 이미 공포의 대상이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이 연중 상시 발병하는 상황에서 ASF까지 확산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었을 것이다. 수년 전 구제역으로 국내 소돼지를 절반 이상 살처분한 트라우마가 있던 터라 백신조차 없는 ASF는 그야말로 경제적, 사회적 큰 문제가 예상됐다.

이후 ASF는 북한에서 발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곧이어 지난 9월 파주 돼지 농가에서 국내 처음 발병했다. 방역당국은 초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역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과할 정도로 ASF확산방지에 신경을 쓰라’고 지시하면서 철통 방역에 나섰다. 돼지 농장 길목과 마을에 초소가 촘촘히 설치됐다. 지금까지 동원된 누계 인원만 수만 명, 방역 등에 들어간 예산도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가축전염병 공포는 가을철 축제, 행사를 취소시켰다. 혹시라도 모를 ASF확산 우려가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하게 한 것이다.

지금도 ASF에 대한 정확한 발병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민통선 야생멧돼지들이 ASF양성반응이 나오면서 대대적인 멧돼지 포획 작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평에서는 멧돼지 240여 마리를 포획하기도 했다.

이 같은 철저한 방역 때문이었을까. ASF 국내 발생 뒤 2개월째 다행히 소강상태다. 연천 야생 멧돼지 등에서 일부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강 이남쪽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방역 당국 등이 ASF 확산을 막는 데는 현재로서는 성공했다. 비교적 잘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철저한 방역과 지역 축제 등 야외 행사 취소한 선제적 조치가 이뤄진 지난 2개월 동안 지역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어야 했다.

물론 1차 피해는 현장의 돼지 농가다. 멀쩡히 사육하던 돼지들을 살처분해야 했고, 돼지고기 시세 또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2차 피해는 발병지역 소규모 자영업자나 행사 기획사 등이다. 돼지 농가들이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한다면 자영업자, 행사기획사 등은 간접 피해자라 할 수 있다. 가을 몰려있는 대규모 행사 취소로 대목을 기다렸던 지역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늘었다. 다양한 행사를 수주하고도 진행하지 못한 기획사 등의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는 ASF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제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해를 넘기기 전에 경기도 등 행정기관도 그동안 방역이 최우선이었다면 그에 따른 지역 경제 침체 상황을 점검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지원해야 한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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