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령도 PC방, 장병 입장 헤아려야
[사설] 백령도 PC방, 장병 입장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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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 씁쓸하지 않다. 백령도 해병대는 가장 고생하는 장병이다. 북한군과 바다를 경계로 대치하고 있다. 포격 등 도발에 상시 노출돼 있다. 자원병력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고생이 여간 아니다. 이런 백령도 해병대원들이 아쉬움을 말하고 있다. 아니, 화를 내고 있다. 백령도 PC 방들이 받고 있는 사전 예약금 때문이다. 사전에 1만원을 자리 예약 명분으로 받는다. 이걸 내지 않으면 자리 잡기가 불가능하다.
업소 측의 부당 이득 소지도 있다. 예약금 1만 원은 그대로 PC이용료로 산입된다. 정상 요금은 1시간 20분에 2천 원이다. 장병들의 평일 외출 시간은 3시간 남짓이다. 외출 시간을 모두 PC 앞에서 소진하더라도 돈이 남는다. 정확히 정산을 하지 않을 경우 장병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부대가 있는 백령도에 PC방은 두 곳이다. 여기에 비치된 PC는 130대다. 절대 수가 부족하다 보니 이런 횡포가 생겨났다.
군부대 주변의 바가지요금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올 초, 장병들의 평일 외출 시행을 앞두고도 이 문제가 얘기됐었다. 강원도에 주둔하고 있는 한 부대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었다. 부대 주변 상가를 이용하며 느낀 불편 사항이다. 카드 거부(45%), 불친절(42.1%) 등이 있었지만, 압도적 1위는 바가지요금(93.9%)이었다. 실제로 많은 부대 주변 지역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때 여러 지역 상가가 뭐라 했는지 우리는 기억한다.
바가지요금을 받는 업소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한 상가 번영회가 있었다. 자체 감시단을 운영해 바가지요금 업소를 퇴출하겠다는 곳도 있었다. 바가지요금 퇴출을 결의하는 현수막이 거리를 뒤덮었다. 적지 않은 지역에서는 실제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애초부터 바가지요금을 받지 않은 양심적 상인들도 많이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군부대 지역에서 바가지요금이 횡행하고 있다. 바닷길로 막혀 오갈 데 없는 백령도 장병들에게는 급기야 ‘PC방 예약금 납부제’까지 불거졌다.
국방부도 책임이 있다. 평일 외출제를 시행하면서 충분히 예견됐던 문제다. 그중에도 PC방은 외출 장병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최소한의 대안은 고민했어야 한다. 평일 외출 제도의 주목적은 장병들의 복지 증진아닌가. 이게 엉뚱한 곳을 배불리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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