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통화량 증가, 주택값 상승의 또 다른 불안요소
[이슈&경제] 통화량 증가, 주택값 상승의 또 다른 불안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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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수
임기수

부동산 가격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의 생각과 염원이 반영되어 결정된다. 시대의 사회상(社會相)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주택가격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은 빠른 출퇴근을 가능케 하는 지하철과의 접근성,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학교와 학원과의 접근성, 대형 공원과의 접근성 및 편리한 실내 생활을 위한 최신 IT 기술과의 접목 여부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주택가격의 상승을 막으려면 위에서 언급한 가격 상승의 주요 결정요인이 포함된 주택들의 신규 공급을 제한하면 되지 않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신규 주택의 공급을 제한하더라도 주택가격의 상승을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앞서 언급한 출퇴근 거리, 좋은 학교 등과의 접근성 등 외에도 주거 안정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욕구, 인플레이션, 통화량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가운데 비교적 정부의 통제가 쉬운 통화량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화폐의 양’을 말하는 통화량은 현금화가 쉬운 자산으로 구성된 광의통화(M2)를 말한다. 광의통화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MMF 및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으로 구성되며 광의통화의 증감은 금융기관이 가진 모든 유동성을 포함하는 지표인 금융기관유동성(LF)과 함께 물가의 상승과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광의통화의 양이 많아지면 물가가 올라가고 광의통화의 양이 적어지면 물가가 내려가게 된다. 시중에 풀린 돈이 많으면 상품을 사는데 많은 돈이 들고 시중에 풀린 돈이 적어지면 상품을 사는데 적은 돈이 소요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지난 11월 한국은행은 9월 통화 및 유동성 현황을 발표하였다.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말 각각 2천471조 원과 3천446조 원 이었던 광의통화와 금융기관 유동성의 평잔은 2019년 9월, 2천852조 원과 4천47조 원으로 13.4%와 14.8%로 증가했다.

이렇게 증가된 통화와 주택가격이 얼마나 연동성이 있는지 살펴보자. 통화량과 주택가격의 상관성을 잘 설명하기 위해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지수를 활용했다. 2018년 1월 각각 103.1과 101 이였던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지수는 2019년 8월 124.7과 108.9로 각각 약 20.9%와 7.2% 증가하였다. 통화량 증가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현 정부는 약 25여 차례에 걸쳐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으나 주요지역의 주택가격 안정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현 정부의 주택 공급제한 정책과 세제 강화 위주의 정책이 주택 소비자의 요구와 부합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주요지역에의 주택 소유가 훌륭한 재테크의 수단으로 변모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통화량의 증가를 통해 경기 하락을 막고 부족한 세수를 메꾸려는 정부의 통화정책 또한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최근 낮은 은행 예금 이자율로 마땅한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서울 및 수도권 요지에의 주택 구매는 통화량 증가로 인한 최소 이익이 보장된 안전하고 좋은 투자처로 인식될 수 있다.

합리적인 시장에서는 이익의 크기에 따라 자금이 모이고 흩어진다. 정부가 지속해서 통화량을 증가시켜 가만히 있어도 통화량 증가분만큼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면 시장의 자금은 계속하여 서울 등 요지의 주택 구매에 몰릴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주요지역의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자 한다면 현재와 같은 급격한 통화량 확대 정책은 재고돼야 할 것이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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