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북한주민 강제북송, 그래서 그들은 北으로 갔다
[인천시론] 북한주민 강제북송, 그래서 그들은 北으로 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북한주민 2명을 강제 북송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지며 그 논란이 뜨겁다. 과연 살인범까지 국민으로 받아줘야 하는 것이냐는 여론도 있지만, 북한주민 2명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인권문제를 정부가 너무 성급하고 안일하게 처리했다는 비판여론 역시 상당하다.

북한주민은 우리헌법 제3조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되고, 북한주민이 우리나라에 귀순하는 경우 별도의 국적취득절차 없이 당연히 우리 국민이 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일관된 판결이다. 결국 강제북송된 2명은 살인혐의자도 귀순희망자도 아닌 북한주민이라는 사실만으로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강제북송의 이유로 “귀순의사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주민은 우리 영토 안에 들어온 이상 귀순절차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므로, 귀순의사의 유무는 국적포기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또한 정부는 ‘북한이탈의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 제9조에서 살인과 같은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북한이탈주민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강제북송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위 규정은 중대범죄자에게는 법에 따른 보호와 정착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이미 우리 국적을 취득한 북한주민의 국적을 박탈하고 추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부당한 해석이다.

우리헌법 제10조는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주민도 우리 국민인 이상 기본적 인권을 보호받아야 하며, 결코 정치논리나 정책적 판단 때문에 인권문제가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정부는 우리 국적을 보유한 2명의 북한주민을 법적 근거도 없이 강제북송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실정법위반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UN 고문방지협약’에 따르면 그 누구도 고문 위험이 있는 국가로 송환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UN인권위원회가 14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가 북한주민 2명의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했다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다.

특히 이번 북송결정은 기본적인 사법적 절차마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이다. 설령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강제추방을 할 때에는 사법절차에 따른다. 하지만 이번 북한주민들에 대해서는 헌법상 권리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기는커녕 추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최소한의 기회마저 박탈한 채 5일간의 짧은 조사기간을 거쳐 강제북송 결정이 내려졌다. 2017년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국정농단 사건에서, 정부는 덴마크에 있는 정유라를 하루속히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 하지만 정유라는 덴마크 정부의 추방결정에 불복하여 현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고, 최종적으로 덴마크 법원의 판결을 받고 나서야 국내로 송환되었다. 사법적 절차 없이 관계기관의 합동조사를 통해 신속하고 은밀하게 강제추방을 결정했던 우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결국 정부는 성급했다. 그래서 그들은 단 5일 만에 북으로 가게 된 것이다.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