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건강 영향 조사’ 결과
10세대 중 7세대 정상적인 생활 한계
인근 165개 공장중 82곳 유해물질 취급
미세먼지 농도·주야간 소음 높게 나와
인천 서구 사월마을이 인근 공장의 쇳가루 등으로 큰 피해(본보 2016년 8월3일자 1면)를 입은 것과 관련, 이 마을 전체 세대 10곳 중 7곳이 주거 환경에 부적합하다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주민 암 발병과 주변 공장 배출 물질과의 관련성은 확인할 수 없었으나, 미세먼지·소음에 따른 주민들의 우울증·불안증 호소율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서구 사월마을 내 왕길교회에서 건강 영향 조사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 환경과학원 등 관계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고 주야간 소음도가 높게 나온 점, 우울증과 불안증 호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월마을이 주거 환경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냈다.
2019년 6월 기준 사월마을 주변엔 모두 165개 공장이 운영 중이다. 그중 82곳은 망간, 철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다.
특히 지난 2018년 겨울, 봄, 여름 각 3일간 사월마을에서 측정한 대기 중 미세먼지(PM-10) 평균농도는 55.5㎍/㎥로 같은 날 인근 지역 농도보다 1.5배 높았다. 마을 모든 주택 부지 경계 52개 지점에서 주야간 각 2번씩 측정한 소음은 모든 지점에서 1회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다. 19개 지역은 주야간 모두 기준을 넘어갔다. 주민 중 건강 검진 참여자의 우울증 호소율은 24.4%, 불안증 호소율은 16.3%로 각각 전국 평균 대비 4.3배, 2.9배 높았다.
연구진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환경 정의 지수’에 기반해 주거환경 적합성을 평가한 결과 전체 52세대 중 37세대(71%)가 3등급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중 15세대는 ‘매우 부적합’한 4등급 판정을 받았다.
다만 대기·토양 내 중금속 성분, 주민 생체 내 중금속 성분은 평균보다 높았지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암 등 주민 건강 이상과 공장 배출 물질 간 연관성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로인해 주민들이 인근에 있는 업체들로부터 손해배상 등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인천시는 이날 허종식 정무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도권매립지 주변환경 피해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주민의 집단 이주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에 사월마을 환경문제를 반영해 주민 이전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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