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총파업 첫날… 승객 불편·화물 차질

노조 인력충원 요구에 정부 “불가능”
파업 장기화땐 교통·물류 대란 우려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수원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파업을 알리는 전광판을 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의왕오봉역에 멈춰서 있는 화물열차들. 윤원규기자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수원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파업을 알리는 전광판을 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의왕오봉역에 멈춰서 있는 화물열차들. 윤원규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돌입 첫날, 경기지역에도 파업 여파가 미치면서 승객 불편과 화물 운송 차질 등이 발생했다.

더욱이 정부가 철도노조의 요구에 대해 검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며 ‘파업 장기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오전 8시께 찾은 수원역에서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 또는 중지됐으니 관련 정보를 반드시 숙지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왔다. 파업 탓에 근무인원이 줄어들면서 수원역 발권창구는 4곳에서 2곳으로 줄었고, 일부 이용객은 자신이 예매한 열차가 정상적으로 출발하는지 묻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광명역에서도 운행이 중지된 KTX 열차를 찾는 승객이 간혹 나타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코레일은 운행 중지 열차의 승차권 발매를 제한하고 미리 예매한 고객에게 개별 문자를 발송했지만, 휴대폰 사용에 능숙하지 않은 어르신 승객이 이 같은 정보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부산으로 간다는 정석원씨(71)는 “아들이 표를 예매해줘서 열차를 타려고 역에 왔는데 운행이 중지됐다. 약 1시간 뒤 출발하는 열차로 다시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날 수도권 최대 물류 허브(Hub) 중 하나인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의 화물 운송량도 평시의 30% 수준으로 줄었다. 또 오는 22~24일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의 수시 면접 및 논술시험이 예정, 도내에서 열차를 이용해 서울을 왕복해야 하는 대입 수험생들 역시 불편을 겪어야 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철도노조가 요구 중인 4천 명의 인력 충원 약속에 대해 코레일 측이 산정 근거와 재원 대책 등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지 않으면 검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 지난 2016년 철도노조가 74일간 파업에 나서면서 촉발된 ‘교통ㆍ물류 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예고된 파업을 막고자 30여 차례 노조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파업의 빠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태병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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