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해방 요구 10년째… 마르지 않는 ‘약자의 눈물’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들
故 박일수 열사 10주기 추모제 열고
市에 이동권 보장 등 제도개선 촉구

2일 의정부시청 앞 인도에서 ‘故 박일수 열사 10주기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장애 해방을 촉구하고 있다.
2일 의정부시청 앞 인도에서 ‘故 박일수 열사 10주기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장애 해방을 촉구하고 있다.

“열사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동권 보장 등 고질적인 장애 해방에 앞장서 나가야 합니다.”

의정부를 중심으로 경기북부지역의 장애인 이동권, 접근권 등 문제제기로 불합리한 제도개선과 정책반영을 위해 활동하며 경기도 1호 장애인 콜택시 사업을 이끌어낸 ‘故 박일수 열사 10주기 추모제’가 2일 오후 의정부시청 앞 인도에서 열렸다.

추모제에는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속 회원 및 도내 장애인센터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추모제는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의정부시지부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관으로 개최, 민중의례(묵념)와 발언사, 유족인사, 장애 피해 당사자들의 추모발언 및 공연, 거리행진 등으로 진행됐다.

베트남전 참전 후 고엽제 후유증으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던 故 박일수 열사는 지난 1995년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판정을 받은 후 대장암 발병으로 2009년 향년 67세로 별세했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차별을 넘어 평등으로’, ‘이동권 보장’, ‘열사정신 계승’ 등 구호를 연신 외치며 박일수 열사 사망 이후 10년간 변하지 않는 행정 당국의 장애인 행정을 꼬집었다.

추모 발언자로 나선 국은주 대진대 교수는 “단계적으로 시행 중인 장애인 등급제 폐지는 현실적으로 부합하지 못한 채 오히려 장애인들의 많은 제약을 양산하고 있다”면서 “이동권 보장, 자립보장 등 구체적으로 문제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재연 민중당 의정부시위원장은 “박 열사 사망 이후 지난 10년간 의정부시의 행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며 “추모제를 계기로 똘똘 뭉쳐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호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10년간 정체돼 있는 현실에서 언제까지 이런 추모제를 실시해야 할지 답답한 심정”이라며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행정이 시행돼 지역사회와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정부=하지은기자

<사진설명>

2일 의정부시청 앞 인도에서 ‘故 박일수 열사 10주기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장애 해방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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