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에 인수해달라” 제안
신한銀 “시기적 결정 어려워”
인천시가 신한금융그룹에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매각을 추진(본보 11월29일자 1면)한 가운데,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 직접 신한은행측에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정무부시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가 강한 의지로 인천 유나이티드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시와 신한은행 인천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허 부시장은 지난 10월 중순께 신한은행측 관계자와 만나 인천 유나이티드 후원 관련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허 부시장은 현재 신한은행이 인천 유나이티드 해마다 5억원씩 지원하는 후원금을 오는 2020년부터는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시기는 대전시금고인 하나금융그룹이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을 인수하기로 발표한 뒤 2주정도 지난 시점이다.
다만 신한은행측은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다 결국 일부 증액해 앞으로 3년 간 30억원을 후원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2020년 5억원, 2021년 10억원, 2022년 15억원을 후원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허 부시장은 “200억원을 들여 인천유나이티드를 인수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허 부시장의 이 같은 요청은 시가 해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 약 100억원에 육박하는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1년간 운영비 170억~180억원 중 70억원을 운영비로 지원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통해 25억원 등 100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신한은행측은 이 같은 허 부시장의 제안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서울 본사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무진이 아닌 허 부시장의 제안이기에 상당한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시기적으로 인수 결정을 할 때도 아니며, 절차 상으로도 이사회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간단하지 않다”고 했다.
허 부시장은 “당시 신한은행의 후원금 액수를 높이기 위해 협상카드로 인천 유나이티드 인수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안팎에선 이번 인천 유나이티드의 신한은행 매각을 놓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의 예산 지원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인천 유나이티드가 안정적인 재정을 바탕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시는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는 물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모아보고, 이를 통해 인천 유나이티드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규웅 시 건강체육국장은 “아직 인천 유나이티드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진 않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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