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에 버려진 의문의 ‘나뭇가지’ 다발들… “근처 아파트서 무단 투기” 의혹 제기

8일 수원시 하광교동 문암골 버스정류장 옆 배수로에 끈으로 묶은 나뭇가지 여러 다발이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김시범기자
8일 수원시 하광교동 문암골 버스정류장 옆 배수로에 끈으로 묶은 나뭇가지 여러 다발이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김시범기자

최근 수원 광교산 일대에서 정체 모를 ‘나뭇가지 묶음’이 다량 발견되면서 누군가 고의적으로 무단 투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수원 하광교동에 있는 광교산 문암골 버스정류장 옆 배수로. 이곳에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약 2주 동안 버려진 의문의 나뭇가지 여러 다발이 방치되고 있다. 10㎏은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나뭇가지들은 빨간색 노끈으로 10~20가지씩 묶인 채 배수로 위를 덮은 모습이었다.

이 나뭇가지 묶음을 두고 인근 주민 등 일각에서는 “최근 화물차량들이 두 차례 오가며 나뭇가지들을 버리는 걸 봤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소문에 따르면 수원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운전기사들에게 돈을 주면서 버려달라고 했다더라”라며 “기사들은 ‘별것도 아닌 일인데 관리사무소 측이 16만 원이나 줘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주민 등이 지목한 아파트는 수원 천천동 소재 A 아파트로, 인근에 공원을 두고 있으며 아파트 내에도 일부 조경수가 식재돼 있다.

아파트 측이 무단 투기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12월이 되면서 조경수가 휴면기에 들어가자 A 아파트 측이 정지(整枝ㆍ가지고르기) 혹은 전정(剪定ㆍ가지 솎기) 등 가지치기 작업을 진행했고, 잔가지를 처리하는 방법을 찾다 선택한 게 ‘광교산 투기’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통 나뭇가지는 분쇄나 소각으로 처리되지만 아파트가 ‘비용 최소화’를 위해 전문업체를 쓰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A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최근 가지치기 등 작업에 나선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지는 주기적으로 정돈한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교산 관할당국인 장안구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해당 현장에 가서 사실 관계를 파악해보겠다”며 “법적으로 문제 되는 부분이 있으면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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