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임박했는데”… 불난 일산 여성병원 산모들 발동동

정상화까지 상당 시간 소요 전망
지역커뮤니티에 불편 호소 봇물
병원 “오늘부터 정상 진료 예정”

지난 14일 화재가 발생한 일산 여성병원의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시 입원했던 산모와 가족, 출산이 임박한 여성 등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6일 일산소방서와 경찰 등에 따르면 불이 난 A 여성전문병원은 1층에서 불이 나면서 2~4층에 그을음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1층 필로티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이 잇따라 불길과 연기에 휩싸이면서 8층짜리 병원건물 곳곳에 유독가스가 스몄을 가능성이 크다.

화재 직후 A 병원에 있던 산모와 신생아 등은 모두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됐으며, 건물 출입이 제한되는 등 병동은 잠정 폐쇄된 상태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관계기관의 합동 감식, 건물 안전성 확인작업 등이 이뤄지려면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A 병원을 이용하던 여성들이 진료에 차질을 빚는 등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일산지역 커뮤니티인 ‘일산아지매’에는 이 병원을 이용했던 여성들의 답답함을 토로하는 글이 속속 게재되고 있다. 이달 출산을 앞둔 여성은 “첫아기라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요즘 계속 배가 뭉쳐서 걱정되는데, 화재가 나서 검진도 못 받는다고 하니 ‘멘붕’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시험관 주사를 진행하던 차에 갑작스러운 화재 소식으로 난감해졌다”거나, “아직 임신 초기인데 언제쯤이면 병원 건물이 괜찮다고 할 수 있을지 답답하다”는 등의 사연도 올라왔다.

A 병원은 화재 당일인 지난 14일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 인사를 전하면서 “금일 즉시 청소 및 소독, 환기 작업에 들어갔으며, 외래와 병동 및 조리원은 17일 정상 진료 예정”이라며 “분만과 진료받으시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신속한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일산동구 보건소 측은 현재 화재로 그을음 피해나 냄새가 심한 상태인데 산모와 신생아가 이용하는 의료 시설이니 실내 공기질을 측정해 적정한 수준의 공기질이 확보됐을 때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반적인 청소뿐만 환경정비 작업이 지속돼야 하며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경찰 측이 불이 시작된 배관과 1층 주차장 등 지점에 증거가 훼손되지 않도록 요청한 상태여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4일 오전 10시 7분께 이 병원 1층에서 불이 나 신생아ㆍ산모, 병원 관계자 등 357명이 대피했다. 이 가운데 연기흡입 피해 환자 90여 명을 포함해 170명이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됐다. 고양=유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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